[목양의 길] 목회에서 설교가 차지하는 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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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문화는 언어에서 나온다. 흔히 말하는 ‘기독교 문화’라든지 ‘문화선교’ 등의 개념도 결국은 기독교적인 언어, 즉 설교를 통해서 전달되고 전파되는 것이다. 농어촌교회를 사역하면서 제일 고민되는 것 중에 하나는 설교였다. 농어촌교회 성도님들은 대부분 연세가 많으실 뿐 아니라, 간혹 그 분들 중에는 무학자들도 더러 있다. 설교의 본질은 하나이다. ‘예수 그리스도’ 그 분을 전하는 것인데, ‘어떻게 하면 이 분들에게 예수님을 잘 전할 수 있을까?’ 이것이 농어촌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목회자들의 숙제이기도 하다.

농어촌교회 성도들에게 예수를 전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 분들의 삶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 분들에게는 자기들만의 문화가 있기 때문이다. 그 중에 가장 대표적인 것이 사투리다. 선교사가 되려면 먼저 그 나라의 언어를 습득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마찬가지로 농어촌교회 목회를 위해서는 그 지방의 사투리에 대한 이해와 친밀감이 필요하다. 경상도 목회를 하면서 서울말을 쓰는 것은 그 자체가 문화적인 장벽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했다. 그래서 필자는 일부러 사투리를 흉내 내면서 사투리를 열심히 배웠다. 사투리를 수집하고, 사투리 관용어구를 정리해서 나름대로의 사투리 사전도 만들었다. 설교 중에 한마디씩 사용하는 사투리는 성도들과의 친밀감의 표시가 되기도 했다.

설교학에서 배웠던 분석설교나 3대지 설교, 원 포인트 설교, 4페이지 설교보다 농어촌목회 현장에서는 이야기체 설교라고도 하고 설화체 설교라고도 하는 스토리텔링 설교가 제일 좋았다. 예수님의 설교도 알고 보면 스토리텔링 설교 아니겠는가? 농어촌교회 성도들은 농사일로 몸은 쇠약하고 아픈 곳이 많다. 그런 분들에게 필요한 것은 ‘들리는 설교’를 넘어서 ‘보이는 설교’를 해야 했다. 그러나 설교가 재미에만 머물면 안 되기 때문에 복음의 열정은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이다. 그런 면에서 목회자는 설교 준비에 더욱 충실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필자는 설교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 주변에 계시는 목회자들과 설교연구모임을 만들었다. 매주 화요일 아침이면 새벽기도를 마친 목사님들이 함께 모여서 다음 주 설교를 미리 준비하는 모임이었다. 성서일과에 맞춘 설교본문이 미리 나와 있기 때문에 매주 설교 본문을 정해야 하는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특히 목사님들마다 가지고 있는 목회 현장의 고민과 성경적인 적용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기도 했다. 다양한 목회 경험과 성경 지식을 공유하면서 놓치기 쉬운 부분을 보충할 수 있는 중요한 모임이었다. 설교에 대한 피드백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면서 설교에 대한 현장성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었다.

필자는 대학에서 4년 동안 연극을 했었고, 극단 활동 경험도 있었기 때문에 설교를 극화(劇化)하는 것에 어려움이 없었다. 필자가 가지고 있는 고민은 한 가지였다. ‘이수일과 심순애’를 보면서 감동을 받았던 성도들이 아닌가? 그런데 왜 성경 말씀이 성도들에게 감동을 주지 못한단 말인가? 설교자는 성도들을 데리고 2천 년 전, 4천 년 전, 6천 년 전에 있었던 그 말씀의 현장으로 갈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벳새다 들녘에 앉아서 예수님의 말씀을 직접 듣게 해 주는 것이 설교자의 역할이라고 믿고 있다. 만약에 그것이 가능해진다면, 우리 성도들 중에 누군가는 자기가 가지고 있는 도시락을 예수님께 기꺼이 내드릴 수 있게 될 것이다. 성경 따로 현실 따로의 삶이 아니라, 우리의 삶 속에서 성경 속의 예수님을 늘 만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설교자의 책임이고 의무라고 생각한다.     

조한우 목사

<형곡반석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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