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과 지혜] 내가 만일 총회장이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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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로 그럴 리는 없지만, 내가 만일 총회장이 된다면, 임기 중이나 임기 후에 주어지는 어떠한 감사패나 학위나 명예직도 사양할 것이며, 오직 예수님처럼 섬기는 자로서의 이미지 부각을 위하여 노력할 것이며, 총회로부터 각 개교회의 모든 직책이 섬김의 직책임을 만천하에 주지시켜서 교회의 직분을 세상의 권력과 구별하지 못하여 생기는 부끄러운 선거 풍토를 개선하고 싶다.

10년이 젊어진다 해도 절대로 그럴 리는 없지만, 내가 만일 총회장이 된다면, 해외여행이나 대형교회 설교는 부총회장이나 다른 임원들에게 맡기고, 임기 중에는 자비량 설교자로 미자립 교회와 농촌 교회와 특수 목회지를 순방하면서, 한 번도 외부 강사를 모시지 못한 가난한 교인들을 찾아 만나고, 열악한 환경 가운데서도 열심히 일하는 교단의 보배 같은 숨은 인재들을 발견하고 위로하고 매스컴에 소개하고 싶다. 

해가 서쪽에서 뜬다 해도 절대로 그럴 리는 없지만, 내가 만일 총회장이 된다면, 총회장 선거 전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여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는 선거가 되도록 할 것이며, 그 과정을 자료로 남겨 후세에 전할 것이며, 총회의 암적 존재인 선거 브로커들을 찾아내어 그 명단을 공개할 것이며, 총회 첫날은 영적 각성 운동을 위한 기도회와, 한국 기독교의 도덕성 회복을 위한 대토론회 시간을 만들 것이며, 교단의 영성 훈련과 도덕 재무장 운동에 온 힘을 결집하여 고급 종교로서의 위신과 자부심의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싶다. 

하늘이 두 조각이 나도 절대로 그럴 리는 없지만, 내가 만일 총회장이 된다면, 지역 안배와 계파와 학연과 로비에 따라 행해지는 각 부서의 위원 공천을 지양하고, 전문위원 제도를 만들어 총대뿐만 아니라 교단 전체의 인력을 총동원하여 실력과 전문성을 가진 목회자와 교인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므로 총회의 사업이 프로 정신에 의하여 추진되도록 할 것이며, 총회가 소수 총대의 것이 아닌 교단에 속한 모든 사람의 총회가 되게 하고 싶다.

바다가 육지가 된다 하더라도 절대로 그럴 리는 없지만, 내가 만일 총회장이 된다면, 임기 후에 전관예우 식으로 주어지는 총회나 교계의 어떤 직책도 맡지 않을 것이며, 총회 벽두에 다 아는 얼굴을 매번 장황하게 소개하는 증경총회장 인사 시간에 절대로 나가지 않을 것이다.

문성모 목사

<전 서울장신대 총장•한국찬송가개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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