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쉼터] 시카고 오헤어 국제 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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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인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있는 오헤어 국제 공항(O’Hare International Airport)은 비록 지금은 6번째지만, 한때(1963-1998)는 세계에서 비행기의 이착륙이 가장 많았던, 세계 항공 교통의 중심지였다. 그만큼 시카고 시민들의 자존심과 사랑을 받았던 공항이 도시명과는 전혀 다른 이름으로 부르는 이유에는 이런 사연이 있다.

우리가 경험하지는 않았지만 영화 등을 통해 잘 아는 시카고의 마피아 두목 ‘알 카포네’(1899-1947)의 시대로 이야기는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의 경제공황 시절에 혜성과 같이 나타나 불과 26세의 젊은 나이에 시카고를 주 무대로 밀주 매매, 매춘 그리고 살인을 일삼는 갱단인 ‘시카고 아웃핏’Chicago Outfit)의 두목이 된 후, 미국 서부에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대조직으로 성장하면서 그는 ‘밤의 대통령’이란 별명까지 얻게 된다. 1927년엔 그의 수입이 1억 달러까지 이르러 기네스북에 세계의 갑부로 등재되기도 하였다. 그러면서 그는 한때는 아인슈타인, 헨리 포드와 함께 시카고의 젊은이들이 존경하는 인물 중 하나로 부각되기도 하였다. 당시에 그는 이지 에디(Easy Eddie)란 애칭으로 불리던 아일랜드 출신의 유능한 변호사를 고용하고 있었다. 에디 변호사는 해박한 법률 지식으로 악랄한 범죄자인 알 카포네를 변호해 그가 감옥에 가는 걸 막아주곤 했다. 알 카포네는 이에 보답하고자 에디 변호사에게 엄청난 돈을 지불했을 뿐만 아니라 사업 배당금 조로 하인까지 달린 성채 같은 맨션에서 살 수 있게 배려했다. 이런 에디 변호사에게 사랑하는 아들이 하나 있었는데, 그는 남에게 부러울 것이 없게 교육이나 모든 면에서 최고의 생활을 할 수 있게 배려했다. 그러나 에디 변호사는 시간이 흐르면서 양심의 가책에 빠지면서 번민하게 되었다. 아들에게는 훌륭한 아버지가 되고 싶은 욕망이 일어나면서 그는 얼마 후에 아주 어려운 결단을 내리게 된다. 자신의 잘못을 회개하고 새사람이 되기로 결심하면서 그동안 알 카포네의 죄악상이 담긴 여러가지 증거를 갖고 사정당국에 자수하게 된다. 그의 협력으로 무소불위의 범죄를 저지르던 알 카포네도 체포되어 법의 심판을 받게 되었다. 이런 그의 행동은 곧 범죄조직의 가혹한 심판을 받아 처참한 죽음으로 대가를 치렀지만, 덕분에 그는 아들에게 위대한 ‘정의의 선물’을 유산으로 남겼다. 

1941년 12월 7일, 일본 해군이 진주만을 기습해 태평양 전쟁이 시작되었다. 이때 미 해군 전투기 조종사로서 렉싱턴 항공모함에 배치되었던 부치 오헤어(Butch O’Hare) 중위는 수많은 전투에서 혁혁한 전공을 세웠으며 그 공로로 전쟁 영웅으로 인정받아 최고로 꼽히는 의회무공훈장(Congressionnal Medal of Honor)등을 받고 2계급 특진의 영예를 받기도 했다. 이런 전공을 세우던 그는 1943년 한 공중 전투에서 산화한다. 오헤어의 고향인 시카고 시민들은 2차대전의 가장 위대했던 영웅 중 한 명을 영원히 기념하기 위해 1949년 9월 19일에 미국 중서부에서 가장 큰 국제공항인 시카고의 오차드  디포 공항(Orchard Depot Airport)을 ‘오헤어 국제공항’(O’Hare International Airport)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이 부치 소령이 바로 목숨을 걸고 정의감을 일깨워주었던, ‘이지 에드 변호사’로 불렸고 알 카포네의 부하에게 무참하게 총살당했던 에드워드 조셉 오헤어 변호사의 아들이었다. 목숨을 바쳐 명예를 지켰던 변호사 부자의 전설같은 이야기다.   

백형설 장로

<연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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