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최고의 찬송으로 꼽히는 본 윌리엄스의 ‘성자들의 행진’
찬송 시 ‘구원받은 성도들’(‘For all the saints’)은 영국 슈롭셔주의 주도 슈루즈베리 태생인 하우(William Walsham How, 1823-1897) 목사가 지었다. 그는 옥스퍼드 대학교 위덤 칼리지와 더럼 대학교를 졸업한 후 영국 국교회 목사로 이스트런던 부주교를 거쳐 웨이크필드 주교가 되었다. 런던 빈민가의 가난한 사람들과 어린이, 공장 노동자들을 돌보는 사역으로 ‘가난한 사람의 주교’와 ‘어린이 주교’로 불렸다.
그는 옥스퍼드 운동을 둘러싼 논쟁에 관한 저술과 찬송가(‘Psalms and Hymns’, 1854와 ‘Church Hymns’, 1871)를 공동 편집하였으며, ‘참사람 되신 말씀’(201장), ‘주 예수 대문 밖에’(535장) 등 많은 찬송 시를 지었다.
찬송 시는 1864년 넬슨(Earl Nelson)이 펴낸 ‘만성절 찬송가’(‘Hymns for Saints’ Days, and Other Hymns’)에 “구름 같이 둘러싼 허다한 증인”(“A Cloud of Witnesses. Heb. 12:1.”)이란 제목으로 출판되었다. 만성절(萬聖節, All Saints’ Day)은 축일이 별도로 지정되지 않은 모든 성인을 기리는 날로 11월 첫째 주일.
곡명 SINE NOMINE는 본 윌리엄스(Ralph Vaughan Williams, 1872-1958)가 작곡했다. 그는 영국 서남부 글로스터셔주 태생으로 왕립 음악원과 케임브리지 트리니티 대학을 나와 베를린과 파리에서도 공부한 후 왕립 음악원에서 교수로 작곡가, 지휘자, 저술, 수집과 편집으로 20세기 전반 영국의 음악과 교육, 교회음악 분야에 크게 이바지하였다.
곡명(Sine Nomine)은 라틴어로 이름 없는 성자의 ‘무명’(無名)의 뜻이다. 1906년 런던에서 출판된 찬송가(‘The English Hymnal’, p.641)에 처음 실었다. 유니슨을 위한 오르간 반주곡과 합창을 위한 4성부 화성을 썼다.
베이스 반주는 ‘걷는’ 모티브로 성인들의 영광스러운 행진이며, 후렴의 “알렐루야”는 본 윌리엄스 전형적 방식으로 매우 효과적인 터치이다. 1절과 2절은 “천국”(“heavenly”) 앙상블, 3절과 5절은 “지상”(“earthly”) 앙상블, 4절과 6절, 7절은 회중(congregation)이 부르도록 세팅되기도 한다(‘Psalter Hymnal’).
김명엽 장로
<현 연세대 객원교수·교회음악아카데미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