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부도덕한 문신(文臣)과 무신란(武臣亂)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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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이고 전란 속에서 민족과 국가를 구한 주인공들은 군인일 수밖에 없다. 왕조를 세운 인물들도 군인들이었다. 

구약성서의 다윗왕은, 블레셋 장수 골리앗을 때려뉘어 이스라엘 민족을 구한 군인이었다. 고려태조 왕건,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 등 새로운 왕조를 건국한 인물들은 모두 군인이었다. 

일본 열도를 최초로 통일한 오다노부나가(織田信長), 그의 대를 이은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 그 후 260여년 집권한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 가문의 쇼군(將軍)들, 명치유신으로 봉건 일본제국을 현대화한 주인공들 모두 사무라이(武士)들이었고, 지금 선진국 일본을 이끄는 정치세력들도 그들의 후예들이다. 엘리자베스 여왕 남편 필립공은 해군 대령이다.

미국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은, 독립전쟁을 이끈 장군이었고, 미국 역대 대통령들이 변호사, 군인들이었는데, 대통령이 되려면 군인 근무경력이 있어야 하는 관행이 계속되었다. 김일성과 중공군 침략으로부터 대한민국을 구한 트루먼 대통령은 1차대전 참전군인(대위)이었고, 존F케네디는 장교후보자 신체검사에서 늘 낙방, 아버지(영국대사출신)의 정치적 후원으로 해군장교가 되어(중위) 태평양 전쟁에 참전 부상을 입고 살아났다. 

박정희는 싫어하고 김일성을 좋아한 지미 카터 대통령은 해군사관학교 출신 소령이었다. 근세에 군인 경력이 없는 대통령들은 클린턴, 오바마, 트럼프 정도다.   

국회법사위 ‘채상병청문회’ 중(2024. 6. 21.) 정청래 위원장이 전 국방장관(중장), 전 해병1사단장(소장), 포병대대장 등 현역 해병장군, 간부들이 증인으로 참석한 가운데, 장군에게 “일어서라”, “퇴장하라”는, 교장선생님도 아동들에게 하지 않는 호통, 협박, 조롱의 군대 경시, 멸시 언행을 마구 내질렀다. 반미운동 미대사관 점거사건(89. 10.)으로 구속, 수감되면서 군대 문턱에도 가보지 못해 군대의 위상, 중요성에 대해 백치인 인물이 망나니 칼을 맘껏 휘둘렀다. 군대의 잘잘못은 공수처에서 가릴 일이니까 논외로 치자. 정청래류의 인간들의 군대, 군인들에 대한 언어폭력, 만행은 묵과할 수 없는 중대사다. 

고려왕조 18대 의종때(1127-1173), 무신(武臣)은 최고 품계를 정3품 상장군에 한정시켜 문신(文臣)에 비해 무신을 경시하는 풍조에서, 무신 정중부의 수염을 내시(환관) 김돈중이 촛불로 태우는 사건이 일어났다. 무관에 대한 문신들의 무례한 행위가 계속되어 무신들의 불만이 폭발, 이의방, 이고가 정중부를 앞세워 거사를 일으켜 50여 명의 고위 문신들을 살해하고, 정권을 장악한 뒤 왕 의종을 폐하고 익양공을 왕으로 세워 무신시대가 명종대를 거쳐 23대 고종대까지 정중부, 경대승, 이의민, 최충헌 일가로 100년이나 지속되는 변란의 시대를 겪고 말았다.

“주께서는 눈이 정결하시므로 악(惡)을 차마 보지 못하시며 패역을 차마 보지 못하시거늘 어찌하여 궤휼(詭譎)한 자들을 방관하시며 악인이 자기보다 의로운 사람을 삼키되 잠잠하시나이까”(합 1:13)

“이 묵시는 정한 때가 있느니 그 종말이 속히 이르겠고 결코 거짓되지 아니 하리라 비록 더딜지라도 기다리라 지체되지 않고 정녕 응하리라”(합 2:3)

퇴역신고를 마친 저녁, 집에 돌아와 거실에 앉아 “아! 30년 만에 이제야 집에 돌아왔구나. 감사합니다!” 가슴이 떨리는 기도를 했다. 전쟁이 난지 불과 3일 만에 수도 서울이 인민군에게 함락(1950. 6. 28.), 서대문 네거리에 나갔다가 인민군 전차부대를 만났고, 중공군 공세에 밀려 유엔군/국군 철수를 따라 추운 겨울(1951. 1. 4. 후퇴) 가족과 함께 얼음물, 눈길을 걸어 논산까지 피난 중 길가에 버려진 수많은 시체들. 베트남전쟁(1968)에 가서 다시 포 소리를 들었고, 전방 GOP지휘관으로 장병들과 함께 지켰던 철책선이 눈에 선하던 기억들, 지워지지 않는다. ‘죽어도 괜찮은 직업군인’을 이제 졸업했다. 이제는 “비상호출도 없겠구나!” 정말로 30년 만에 집에 돌아와 안락함, 편안함을 가진 군인들 마음을 국민들이 이해해 주는 때가 언제쯤 오려나! 

김성조 <군사평론가•예비역 육군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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