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지성] 성숙한 선진국형 세계인이 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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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광복후 남·북한으로 분단된 한반도는 1948년 8월 15일 남한 정부가 수립되었고, 그해 9월 9일에는 북한 정부가 수립되었다. 북한은 소련과 중국을 배경으로 공산주의 정권이, 남한은 미국을 중심으로 시장경제를 인정하는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정권이 수립되었다. 그로부터 70여 년이 지난 오늘에 이른 두 나라의 모습은 과연 어떨까?

남·북한의 현실을 냉정히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북한은 아직도 식량이 부족하여 주민이 굶주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남한은 식량이 남아 문제가 되는 세계적인 경제 대국이 되었다. 남한에는 250여만 명이 남한에 와서 거주하거나 경제활동하는 국제적인 다문화 국가로 변모해 가고 있다.

대한민국은 2021년 7월 2일 스위스 제네바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본부에서 열린 제68차 회의에서 195개국 만장일치로 선진국 그룹으로 진입하게 되었다. 우리나라는 1964년 3월에 UNCTAD에 가입하였는데 도움을 받던 개발도상국 중에서 가입 57년 만에 다른 나라에 도움을 주는 선진국 그룹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1950년 6·25전쟁으로 폐허가 된 이 나라가 한강의 기적을 이룩하여 세계인들이 인정하는 자랑스러운 선진국이 되었다는 것은 실로 기쁘고 가슴 벅찬 일이다. 서울이나 지방이나 아파트와 빌딩들이 숲을 이루고 있고, 각종 편의 시설들이 많고 교통이 4통 5달로 일일생활권을 이루는 편리한 국가가 되었다.

이렇게 외형적으로는 3만 달러가 넘는 선진국이 되었지만, 내면적 국민의식은 선진국형 세계인이라고 인정을 받을 만할 정도로 의식의 선진화는 아직도 멀었다고 할 수 있다. 각종 후진국형 범죄지표들과 무모한 정쟁(政爭)이 이를 입증해 주고 있다. 

선진국형 세계인이 되려면 무엇보다도 세계인들이 “한국인들은 과연 선진국형 세계인이라고 믿을만한 국민”이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우리 자신을 돌아볼 때, 아직 그런 정도에까지 이르지는 못했다고 자인하면서 진정 믿을만한 보증수표의 세계인이 되려고 우리   모두가 노력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저출산 국가 상황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국가 생산 활동에 외국인들을 채용해야 하는 속도가 날로 증가하고 있다. 이런 현실적인 문제에 직면해 가면서 선진국형으로 외국인 노동자들을 대우해야 한다. 아울러 외국인 영주권자와 다문화 가정이 늘어가고 있다. 그들을 편견 없이 대우하고 공존·공영하려는 성숙한 포용의식이 절실하게 요청된다. 

성인(聖人)도 시대를 따라야 한다는 말이 있다. 우리는 단일민족국가로 자인하던 시대에서 살았지만, 이제 급속도로 다문화 시대 국가로 변화해 가고 있다. 그런 다문화에 빠르게 순응하면서 세계인들과 더불어 화목하게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선진국형 국민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의식의 선진화 없이는 갈등사회를 벗어날 길이 없다. 피부색이 다르고 자라온 배경과 문화가 다른 이질적인 국민들과 화목하게 살아간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이런 시대에 살아가면서 유념해야 할 것은 내 생각, 내 전통문화의식에 맞춰서만 생각하지 말라는 것이다. 나와 가치관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려면 불편하고 어려울 때가 많을지라도 상대방을 존중하면서 상대방의 가치관에 맞춰 살려고 노력하는 자기희생의 정신이 절실하게 요청되는 것이다. 아울러 세계인들의 아픔에도 동참하려는 시대정신도 요청된다. 오늘날 세계 여러 나라 청년들이 한국어를 배워 한국에 와서 배우고 싶어 하고, 살아보고 싶어하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이 되었다. 이런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선진국형 세계인이 되려고 부단히 노력해야 할 것이다.     

조인형 장로 

– 영세교회 원로

– 강원대 명예교수

– 4.18 민주의거기념사업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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