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발언대] 인재(人災)는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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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경기도 화성에 배터리 공장에서 안타까운 화재 사고가 일어났다.

화성소방서의 브리핑에 따르면, 공장에서 리튬 배터리가 터지면서 급격하게 불이 옮겨 붙었다고 한다. 옮겨 붙은 불은 제품 특성상 일반 소화기로는 끌 수 없고 전용 소화기가 있어야만 진화할 수 있었다는 뉴스보도였다. 당시의 CCTV 영상을 보면 직원들이 빠르게 대처하려는 모습들이 보인다. 그러나 일반 소화기로만 진화 작업을 시도했었고, 불은 꺼지지 않고 계속 번져 화재 발생 15초 만에 매캐한 연기가 화면을 뒤덮었다. 결과는 사상자가 30명 넘게 발생했고, 후속 조치로는 안전교육 및 제도 개선에 힘쓰겠다는 뉴스만이 나온다. 

어느덧 장마철이 시작되었다. 우리는 지난해 7월 15일 오송 지하차도에서 14명의 아까운 생명을 잃었다. 이 사고 또한 홍수로 인해 제방이 유실되면서 지하차도를 지나던 차량들이 미처 빠져나오지 못했다. 사태가 발생하기 전 많은 경고와 신고가 있었지만, 기어코 사고는 벌어졌다. 지금도 많은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는 세월호, 이태원, 이천 물류창고 사건 등을 기억해 보면 모두 예방이 가능했거나 귀중한 인명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던 기회들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당시 뉴스에서는 인재(人災)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사고를 미리 방지할 수 있었던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러나 곧 이러한 뉴스들은 정치 싸움으로 뒤덮였다. 사고가 발생한 것을 약삭빠르게 자신들의 이익으로만 돌릴 생각을 한 몇몇 정치인들로부터 시작된 일이다. 책임자를 처벌해야 하고, 다시는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비하며 유가족들과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달하는 것까지는 일반적인 대응이었다. 그러나 일부 높은 사람들이 자기네들 당리당략을 위해 정치적 싸움에만 힘을 쏟으며 상대방 진영을 막무가내로 비방하고 책임을 추궁하거나 대답을 회피하려고만 하는 모습을 보며 하나님을 믿는 한 사람으로 눈살을 아니 찌푸릴 수가 없었다. 심지어는 책임을 엉뚱한 사람에게 묻기도 하고 후속 대처보다는 처벌의 경중에만 신경을 쓰며 어떤 식으로든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요사꾼들 같은 모습마저 보였다. 가장 중요한 것이 사고 예방을 통해 생명 살리기가 아니라, 하나님이 창조하신 귀한 생명을 담보로 정치적 우위에 서는 것일까? 

윤석열 대통령은 장마철 인명피해 예방에 철저히 대비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당면한 과제는  위험성이 있는 취약 시설들을 우선적으로 점검하고 예방, 보수하거나 차단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나의 일, 너의 일에 책임을 미루지 말고 우리의 일이라 생각하고 협력하고 협조하여 수해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아무쪼록 인재(人災)로 인해 눈물짓는 죄 없는 피해자들이 속출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전국에 계신 장로님들의 기도를 부탁드린다.

신정율 장로

<강원동노회 장로회장, 동해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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