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쉼터] 아버지와 아픈 손가락인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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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1일 미국 델라웨어주 윌밍턴 연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현직 대통령 차남인 헌터 바이든에게 대심원 전원은 만장일치로 유죄 평결을 내렸다. 미 초유의 사건인 이 재판에서 대심원은 피고인 바이든 대통령의 차남인 헌터 바이든에게 불법 총기소유 혐의를 적용해 이렇게 평결했는데 그동안 정례 재판에 빠짐없이 참석했던 질 바이든 여사가 재판 후에 그의 손을 맞잡았다. 비록 낳지는 않았지만 아주 어린 시절부터 길렀고, 스스로의 생애를 망쳤던 아픈 손가락같은 아들과 어머니의 온정을 느끼게 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미국 대통령의 자녀가 된다는 것은 흠모받을 일이 아닌 가능하면 피하고 싶은 위치에 처해지는 것이며, 실로 그들의 삶은 끔찍하다고 표현한 미국 32대 대통령 프랭클린 루스벨트의 말은 하나도 과장된 것이 아니었다. 심지어 성인이 되어 부모와 함께 살지 않는 자녀가 아버지와 대화하기 위해서는 백악관 직원에게 ‘대통령 면담’을 요구해야 하는 사실이 이를 잘 증명하고 있다. 사실 미국 대통령 자녀들의 눈살 찌푸리게 하는 행동은 일일이 열거하기도 어렵다. 심지어 수많은 자녀들이 자신의 ‘망나니짓’으로 부모들이 얼마나 곤혹스런 위치에 있게 되는 것인가를 망각하는 경우를 우리는 생생하게 경험하는 것은, 그나마 이를 정제하면서 적나라하게 까발리지 않는 사회적인 분위기와 여론의 협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숨기고 싶은 일들이 세세하게 밝혀지는 것도 우리가 역사적으로 경험하고 있다. 

그런 일 가운데 우리가 흠모하는 미국 대통령의 자녀 중에 일어난 일탈은 자녀를 기르는 모든 부모들이 공감할 ‘아픈 손가락 같은 자녀들’의 이야기다. 많은 사람이 존경하고 흠모하는 오바마 대통령의 큰딸인 말리아는 하버드 대학 시절 캠퍼스에서 마리화나를 피웠다는 의심을 샀었다. 굉장한 원칙주의자였던 지미 카터 대통령의 늦둥이 딸인 에이미는 명문 브라운 대학에서 반핵운동시위에 나서다가 성적 불량으로 제적당하고 멤피스대학을 겨우 졸업하기도 했다. 레이건 대통령의 딸인 앤은 어머니와는 친근한 관계를 유지해서 자신의 이름까지 어머니 성을 따랐으나, 불편한 아버지와는 끝내 화해하지 않았다. 심지어 아버지의 대통령 시절에는 반핵운동에 적극 나섰고, ‘가정 전선’ 등 부모를 비난하는 책을 출간하기도 하였으며, 심지어는 플레이보이지에 누드 모델로 나서는 등 부모 얼굴에 먹칠을 하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 

우리가 잘 아는 대로 큰 바위 얼굴로 알려진 미국 마운트 러시모어에 있는 워싱턴, 제퍼슨, 링컨과 함께 있는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도 커다란 아픔을 겪었다. 1884년 2월 12일 그가 가장 사랑하던 아내 앨리스가 첫 딸을 낳은지 불과 이틀 뒤 신부전증으로 사망한 것이다. 그리고 같은 날 그의 어머니 마르다도 열병으로 세상을 등졌다. 루스벨트는 그날 그의 일기에 ‘내 인생에 빛은 사라졌다’라고 적었다. 그러나 그는 그에게 닥친 엄청난 불행을 견뎌냈다. 

누가복음 15장에 나오는 ‘잃은 아들을 되찾은 아버지 비유’는 우리에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아버지의 사랑을 느끼게 한다. 둘째 아들은 아버지를 졸라 자신에게 돌아올 분깃을 받아, 타향에 나가 이를 탕진하고 돌아왔을 때에, 이렇게 미운 아픈 손가락 같은 그가 비록 회개하였다고는 하여도 잔치를 하면서 그렇게 흔쾌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하나님의 사랑이라는 것을 깨닫게 하는 진리일 것이다.  

백형설 장로

<연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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