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교회는 영적 공동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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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 한국교회 지도자들의 가장 큰 관심과 염려는 바로 한국교회의 약화일 것이다. 그건 사실 우리 한국교회뿐 아니라 세계 모든 교회 지도자의 문제도 동일할 것이리라 생각한다. 기독교의 종주국 역할을 했던 미국 역시 이젠 기독교 국가로 부르기가 민망할 정도라고 한다. 유럽교회 같은 길을 걸어가고 있다. 

우리나라 현실은 더욱 심각하다. 요즘은 신문이나 방송 등 여러 대중 매체에서 교회라는 말만 나오면 먼저 덜컥 겁부터 난다. 무슨 사고가 터진 것 아닌지? 또 교회가 웃음거리가 되는 일이 생긴 것은 아닌지? 전에는 세상이 너무 교회에 대하여 관심이 없어서 섭섭했지만 이젠 세상 미디어들이 가십거리를 교회에서 찾으려는 듯 삼킬 자를 찾아 우는 사자처럼 교회의 실족에 눈을 부릅뜬다. 교회에 대하여 지나칠 정도로 관심이 많다는 것인데 문제는 그 관심이 교회의 부정적인 문제를 찾아 교회를 폄훼하기 위한 심산의 발로라는 것이다. 한국 최대 교단, 가장 건전한 교단으로 자부했던 우리교단 역시 요즘 교회 최고 지도자의 윤리적 실수로 인하여 웃음거리가 되어가고 있어서 정말 속상해서 죽을 지경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목사가 비록 배는 고팠지만, 존경은 받았었는데, 그래서 어디서든 목사인 것이 마치 윤리적 표준처럼 당당했었는데 이젠 목사가 무슨 탐욕의 상징처럼 되어가고 있으니 답답한 일이다.

그래도 감사한 것은 교회를 염려하고 교회의 미래를 생각하는 깨어 있는 지도자들이 끊임없이 교회의 위상을 높이고 밀려오는 세속적 파도를 헤치고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목회자들도 신학자들도 그리고 교회 여러 매체도 교회의 사회적 신뢰 회복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음을 보며 뭔가 희망을 보는 것 같다. 

그러나 결정적 문제는 늘 그 해법이 너무 사회과학적 접근에 머무르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 한국교회의 가장 큰 문제는 부족한 사회봉사나 모범적 사회윤리 부재의 문제가 아니라 영적 문제이다. 교회는 영적 공동체이다. 가장 우선적인 문제는 사람들과의 문제가 아니라 하나님과의 문제이다. 시대 정신에 따라 변하는 사람들의 가치관, 사람들의 관심 문제가 아니라 먼저 하나님과의 관계의 온전함이 우선적 문제이다. 교회가 도덕적 윤리적 능력만으로는 교회의 온전성을 유지할 수 없고 사회적 신뢰 회복도 불가하다. 그건 타 종교도 또 다른 도덕 운동으로도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왜 교회가 필요하고 왜 하나님의 개입이, 성령의 역사가 필요한가? 기독교는 사회윤리나 개인의 도덕성 회복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존재하고 그것은 인간들의 도덕적 노력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라 성령의 역사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시대 교회의 문제는 영적 능력의 회복, 교회가 영적 공동체로 바로 서는 것이다. 

우리의 가장 중요한 문제는 사실 시대를 염려하는 기성 교인들의 문제가 아니다. 물론 어른들이 본을 보이지 못한 탓도 있고 지도자들의 윤리적 실족에도 문제가 있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다음 세대 청년들, 우리가 바통을 넘겨줘야 할 대상인 젊은이들의 영적 문제이다. 단순히 청년세대의 수적 약화 문제가 아니라 그들의 삶을 세워 줄 영적 지도의 문제이다. 그들이 생각하고 그들이 추구하는 신앙성, 곧 그들의 영성의 문제이다.  

우리는 너무 앞만 보고 달려왔다. 그러느라 뒤를 돌아보는 일에 소홀했다. 우리 뒤를 따라오고 있는 젊은 세대들의 영성을 세워 주는 일에 소홀했다. 그들이 정서적으로 신앙적으로 이방인이 되어가고 있는데, 그들에게 막연한 도덕적 교훈은 가르쳤지만, 그들을 영적으로 세우는 데는 소홀했다. 그래서 교회의 문제는 영적 문제이고 다음 세대의 영적 문제이다. 그들이 지금 어떤 영적 상태에서 우리의 뒤를 따라오고 있는지, 그들이 세울 다음 시대의 교회는 어떤 공동체일지를 직시해야 한다. 교회는 영적 공동체이다. 교회를 온전한 영적 공동체로 세우는 것이 모든 교회 문제의 확실한 해법이다. 

이만규 목사

<신양교회 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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