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25전쟁 정전 협정일 71주년을 맞으면서 –
6.25 한국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다만 휴전(休戰)하고 있을 뿐이다. 남북이 새로운 갈등과 충돌로 전쟁은 언제나 재개될 수 있다. 이에 국가는 국토를 튼튼히 수호하고 국민을 안전하게 지켜주는 국방 안보태세에 늘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그러자면 이것에는 튼튼한 한‧미동맹(韓美同盟)이 언제나 뒷받침돼야 함은 물론이다.
이제 곧 6.25 한국 전쟁 정전 협정 71주년(1953년 7월 27일)을 맞이한다. 지난날 6.25 한국 전쟁터에서 이 나라를 위해 귀중한 피를 흘리며 희생당한 수많은 미군(美軍)들이 오늘 새삼스럽게 생각난다.
‘미국은 우리 대한민국에 있어 어떤 존재인가?’ 스스로 자문해 본다. 미군은 1950년 6.25 한국 전쟁이 일어나고 7월 1일 한국에 첫발을 디딘 이후, 3년 1개월간 이 땅에서 전쟁을 치르면서, 전사자 3만 6천634명을 비롯해 포로·실종자 8천176명, 부상자 9만 2천134명 등 모두 13만 6천944명의 귀한 생명들이 희생당했다.
우리 국군의 희생자는 모두 62만 1천479명으로, 이에 비교해 볼 때 미군 희생자는 국군의 20%에 가깝다. 수많은 미군이 우리 한국 전쟁터에서 희생된 것이다. 정말 안타깝고 놀라운 일이다.
더 놀랍고 감동적인 것은 이 희생자 중에 미군 장군(將軍)의 아들들이 142명이나 참전해 그중에 35명이나 전사(戰死)했다는 사실이다. 이 전쟁에 참전한 미군 중에는 대통령의 아들, 장관의 가족, 그리고 미 8군 사령관의 아들들도 포함되어 있어 우리에게 놀라움과 부끄러움을 준다. 이들 내용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당시 한국 전선에는 미 대통령(大統領) 당선자인 아이젠하워의 아들, 존 아이젠하워 소령도 있었다. 1952년 그는 미 3사단의 대대장으로 참전했다. 대통령의 아들이 목숨을 걸고 남의 나라 전쟁에 참전했다는 사실은 정말 상상할 수 없는 놀라운 일이다.
또 미 8군 사령관 ‘월튼 워커’ 중장의 아들 ‘샘 워커’ 대위는 미 제24사단 중대장으로 참전해 부자(父子)가 모두 6.25한국 전쟁에 헌신한 참전 가족이었다.
워커 장군이 1950년 12월 23일 의정부에서 차량 사고로 순직하자, 아버지 시신을 본국으로 운구한 자가 바로 그 아들이었으며 아버지를 잃은 뒤에도 그는 더욱 분발해 1977년 미국의 육군 대장이 되어 세계 평화와 자유를 위해 훌륭한 군인의 길을 걸었다.
그리고 노르망디 상륙작전에서 명성을 날렸던 ‘벤 플리트’ 장군도 한국전에 미 8군 사령관으로 임무를 수행했었다. 그 역시 아들 ‘지미 벤 플리트’ 2세도 한국전에 자원해 B-26 폭격기 조종사로 임무를 수행했다. 그러나 지미 중위는 1952년 4월 4일 새벽 폭격기를 몰고 압록강변 선천 지역에서 야간 출격 임무를 수행하다 실종되었다. 그가 처음 참전을 결심했을 때 어머니에게 보낸 편지는 그때 우리 모두의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했다.
‘어머니! 아버지는 자유를 지키기 위해 한국 전선에서 싸우고 계십니다. 이제 저도 힘을 보탤 시간이 온 것 같습니다. 어머니! 저를 위해 기도하지 마시고 함께 싸우는 전우들을 위해 기도해 주세요. 그들 중에는 무사히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아내를 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아직 가정을 이루지 못한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 편지가 마지막이 될 줄이야!
또 어찌 이뿐이겠나, 우리 국민들이 잊어서는 안 될 일이 하나 더 있다. 1950년 한국 전쟁 발발 시, 미국 웨스트포인트 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임관한 신임 소위 365명 중 한국 전쟁에 참전한 장교 110명이 희생당했고, 그중 41명이 전사했다는 사실을 우리는 꼭 기억해야 한다. 그들은 세계를 가슴에 품고 대망을 펼치기 위해 사관학교에 입학했는데 임관하자마자 한국 전선에서 희생당한 것이다.
또 명문대 하버드대학교의 앞길 창창한 졸업생이 18명이나 참전했다. 미국의 세계를 향한 위대한 목표인 ‘자유(自由)’를 지키기 위해, 아낌없이 목숨을 바쳐준 그들이 오늘따라, 한없이 고맙고 또 고마워진다. 그 고마움을 지금 이 땅에서 자유를 누리며 행복하게 살고 있는 우리 국민들은 얼마나 알고 있을까? 그게 궁금하다.
이 글을 보면서 6.25 한국 전쟁 당시 있었던 일로, 우리 국민들은 정전 71주년을 맞아, 기억하고 크게 반성하며 가슴에 되새기는 좋은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
이 나라 정치인, 고위층 중에는 온갖 재주를 다 동원해 군에 가지 않은 자들이 오히려 더 당당하고 애국자인 체하며 뻔뻔스럽게 요란을 떠는 못난 자들을 많이 본다. 지난날의 고마움을 잊고 활개 치는 누군가들은 한 번쯤은 양심에 가책을 느끼고, 지난날 한국 전쟁에서 보여준 미군들의 고귀한 희생정신을 기억해 참 반성의 진지한 모습을 이 기회에 보여주기를 진심으로 고대해 본다.
*자료제공 : 한미안보연구회, 한미동맹재단, 한미연합사
채학철 장로
<전농주사랑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