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지성] 오만의 종착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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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은 거만, 교만 등으로 통용되는 용어로 자기 생각만 옳고 다른 사람의 생각은 틀렸다고 무시하는 생각이나 행동을 말한다. 예컨대, 고려 시대 1144년(인종22) 12월 마지막 날, 궁궐에서 귀신 쫓는 행사가 열렸는데, 왕을 비롯한 많은 신하들이 행사에 참석했다. 한참 행사가 진행되고 있을 때, 문신 김부식의 아들 김돈중이 무신 정중부의 수염에 촛불을 가져다 댄 사건이 발생하였다. 그 후 분노한 정중부가 난을 일으켜(1170년, 의종24) 많은 문신들을 학살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청래 의원이 위원장으로 있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지난 6월 21일 개최된 ‘채 상병 특검법’ 입법청문회에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전 해병대 1사단 임성근 소장 등이 증인으로 참석했다. 그때 정청래 위원장은 임성근 소장을 10분간 퇴장시켰는데 그 당시 박지원 의원은 “두 손 들고 서 있으라고 해야지”라고 하였다. 이에 대해 6월 27일 대한민국 국회해병대전우회, 해병대특수수색대연합회 등 100개 해병대 예비역 단체들은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해병대 100만 예비역 결의대회’를 개최하였다. 이 대회에 참석한 800여 명의 전 해병대 출신들은 “사기를 먹고 사는 군(軍)을 망가뜨렸다”고 강하게 항의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선거를 통해서 국가의 지도자를 선출해 적절한 임무를 맡게 된다. 그런데 출마해 선거운동을 할 때는 그렇게도 착하고 겸손할 수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국가지도자로 당선된 후에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달라지는 지도자들이 허다하다. 특히 대통령을 비롯해 국회의원들은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주권재민(主權在民) 의식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자신들이 국가의 주인인 것처럼 오만방자한 행동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인간은 누구나 평등하게 태어나지만, 여러 여건에 따라 빈부격차가 생기게 된다. 많이 가진 부자들은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소유는 영원히 내 것이 아니고, 언젠가 빈손으로 한 줌의 흙으로 돌아간다는 겸손한 마음으로,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들에게 나눔의 정신에 따라 베푸는 마음을 발휘하면 얼마나 좋을까? 많이 가진 자일수록 오만하지 말고 겸손한 마음을 가지고, 상생(相生)의 정신으로 자기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에게 베푸는 자세를 발휘해야 할 것이다. 

사회적으로 많이 배운 지식인이나 명문대학 출신일수록 겸손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겸손하기보다는 목에 힘주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특히 시골에서 부모님들이 피땀 흘려 자식들을 가르쳐 고학력자를 만들어 놓으면, 그 자식들이 부모님에게 겸손하게 대하기보다는 부모님을 경시하거나 홀대하기까지 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많이 배우고 명문대학을 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인간다운 품성을 갖추게 하는 인간교육을 가정에서부터 강화해야 할 것이다. 인류사회는 어제나 오늘이나 평화로운 때보다 전쟁과 분쟁, 갈등과 불화가 표출되는 경우가 많다. 산 넘어 산이라는 말이 있다. 그 모든 원인이 본질적으로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단적으로 말하면, 내 견해는 옳고 상대방의 견해는 틀렸다는 오만에서 기인되는 것이다. 소위 내로남불의 교만한 발상과 행동 때문으로 보인다. 

결국 교만의 결과는 실패나 비극으로 끝나게 되는 것이 십상이다. 성경에는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요, 거만한 마음은 넘어짐의 앞잡이니라”(잠 16:18)라고 했다. 높아질수록 겸손하고 많이 가질수록 겸손하게 베풀고, 많이 배울수록 겸손한 지식인이 되려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조인형 장로 

– 영세교회 원로

– 강원대 명예교수

– 4.18 민주의거기념사업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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