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의 길] “버티기 10년, 굳히기 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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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 전, 지역의 어르신 목사님을 모시고 귀가하는 길이었습니다. 목회 경력도 많으시고 해박한 지식과 경험으로 단단한 목회를 해 오시는 대 선배 목사님이셨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 “이 목사, 목회는 항상 수류탄을 손에 쥐고 있는 것과 같아, 언제 터질지 모르는 수류탄을 쥐고 목회 하는 거지…” 그러셨습니다. 깜짝 놀랐습니다. ‘아니 저렇게 노련하시고 자신감 충만하게 목회하시는 분이신데 저런 말씀을 하시다니… ’ 많이 놀랐습니다. 그리고 그 말씀이 까마득한 후배 목사에게 얼마나 큰 위로가 되었는지 모릅니다. 

‘그렇구나. 목회는 누구에게나 힘든 것이구나. 겉으로 보기에는 저렇게 훌륭하게 편안하게 목회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수류탄을 항상 손에 쥐고 있는 것처럼 긴장되고 때로는 불안하고 그런 것이 목회구나’ 하는 생각에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용문교회에서 두 번째 안식년 휴가를 앞둔 어느 날, 존경하는 선배 목사님을 만나 안식년 휴가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내가 목사님께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목사님, 목사님은 이렇게 훌륭하게 목회하시고 온 교회 교인들의 존경을 받으시면서 안식년도 멋지게 보내시니 참 부럽기도 하고 좋습니다. 대단하십니다. 목사님! 존경합니다.” 그랬더니 사모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목사님, 버티기 10년, 굳히기 10년이예요.” 이번에는 더 크게 놀랐습니다. 

이 목사님과 사모님은 나를 많이 사랑해 주시고, 나 또한 이 목사님의 목회와 삶을 가까이에서 적지 않은 기간을 보면서 함께 해 왔습니다. 한국교회 전체를 보더라도 이 목사님만큼 진실하고 견고하게 균형 있는 목회를 하시는 분이 계실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내가 크게 존경하고 닮고 싶어 하는 나의 우상과 같은 목사님이십니다. 그런데 ‘버티기 10년, 굳히기 10년이라니… 이렇게 훌륭하고 존경하는 목사님에게도 목회는 어려운 것이구나. 버텨내야 하고 견뎌내야 하고 인내해야 하는 것이 목회구나…’ 하는 생각에 가슴이 찡해오는 감동이 왔습니다.

최근에 이 목사님과 사모님을 다시 만났습니다. 그날 목사님께서 마태복음 11장 28절 이하의 말씀을 하셨습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 그리하면 너희 마음이 쉼을 얻으리니, 이는 내 멍에는 쉽고 내 짐은 가벼움이라 하시니라” 

이 말씀을 언급하시면서 “목회는 항상 멍에를 메고 가는 것이다. 멍에가 없는 날은 하루도 없다. 매일 매 순간, 항상 멍에를 메고 주님에게 배우는 것이 목회다. 그럴 때 주님께서 쉼을 주시고, 그럴 때 그 멍에가 가볍게 여겨지고, 아니 주님께서 그 멍에를 가볍게 하셔서 평생을 목회할 수 있는 것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나의 용문교회 담임 목회 27년, 정말 멍에가 없는 날은 하루도 한순간도 없었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교회 앞에서 항상 짊어져야 할 멍에가 있어서 늘 긴장되고 무거운 부담감 속에서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러면서 정말 주님께 많이 배웠습니다. 

그리고 주님께서 그 멍에를 가볍게 하셔서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그러기에 오늘도 ‘멍에를 메고 주님께 배우는 목회의 길’은 긴장과 부담도 있지만 그보다는 뜨거운 감사로 걸어가고 있습니다.

이언구 목사

<용문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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