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한 생애를 살아가면서 다른 사람의 인정을 받으면서 살아가고 싶어한다. 그런 마음이 더욱 확대되어 궁극적으로 대권을 비롯한 정치적 지도자를 꿈꾸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그런 희망을 가지고 노력하는 일은 더 없이 좋은 일이겠지만, 그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런 생각을 행동으로 과욕의 대권병(大權病)을 나타낼 때에는 오히려 국민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줄 수도 있다.
민주주의는 왕정에 비하면 확실히 좋은 정치제도이다. 하지만 변질된 민주주의는 전제정(專制政)보다 못한 경우도 있다. 국가의 주인이 국민이면, 권리보다 의무를 더 중시하면서 국가 발전을 위해 헌신을 발휘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국민이 소피스트들(sophists)의 궤변론(詭辯論)에 현혹되어 이기주의로 타락할 때, 이상적인 나라로 발전하기 어려울 것이다.
민주주의 체제에서는 민주적 선거를 통해서 국가지도자를 세운다. 유권자들이 깊은 생각 없이 정파적 진영과 지연·혈연·학연 등에 얽매여 국가지도자들을 선출하게 된다면, 국정에 막대한 피해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아울러 항상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은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 진실성과 정의감이 넘치는 신뢰성 있는 지도자들을 뽑아 세워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 거짓과 술수를 예사로 삼아서,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이들을 뽑아 세울 때, 나라의 앞날은 어두울 수밖에 없다. 해방 후 3년이 지나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이후 지금까지 13명째 국가 최고지도자가 나라를 이끌어 오고 있다. 그들 지도자마다 특색이 있고 국가 발전에 기여한 점도 각자 다르다.
오늘날 여야 지도자를 막론하고 대권을 꿈꾸는 이들은 어떤 경우에라도 거짓말하지 말고 정직하고 솔직했으면 좋겠다. 내가 아니면 이 나라에 희망이 없는 것처럼 여기는 독선과 오만과 불통을 버려야 한다. 특히 대권을 꿈꾸는 이들은 위기에 대한 대처능력과 책임감이 투철해야 할 뿐만 아니라, 정직하고 공정한 태도로 정의실현의 대도(大道)를 가야 한다. 대한민국은 세계가 인정하는 경제 10위권 국가가 되었으며, 세계인들이 인정하는 선진국 반열에 들어섰다. 대한민국은 세계의 젊은이들이 한글을 배우고 싶어 하는 나라가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에 대해 부정적 시각으로 보려는 지도자들이 있다면, 그것은 장차 대한민국 자체의 정체성과 존립을 위해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대한민국의 시대적 사명은 지대하다. 하루속히 남·북한이 하나 되어 미래로 웅비할 수 있다면, 대한민국은 현재보다 더욱 희망적인 나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 대권을 꿈꾸는 지도자는 사욕을 버리고 진정 대한민국의 미래 발전뿐만 아니라 북한 동포들을 가슴에 안고 희망의 나라로 질주할 수 있는 대도 지향의 인물상(人物像)이 되어야 할 것이다.
오늘날의 대권주자들은 생각을 바꾸고 행동을 바꿔야 한다. 프러시아의 프리드리히 2세(Friedrich II)는 “나는 국가 제일의 공복(公僕)이다”라고 했다. 성경에는 “너희 중에 누구든지 크고자 하는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고, 너희 중에 누구든지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너희 종이 되어야 하리라”(마 20:26-27)고 하였다. 대권주자들은 이런 말씀들을 단순한 이상적(理想的) 말씀으로만 받아들이지 말고, 진정 국민의 민의를 존중하는 공복이 되고 국민을 섬기는 겸손한 종의 모습을 행동으로 보여준다면, 국민의 존경을 받게 될 것이다. 진정 나라를 일으켜 세우기는 어렵지만, 나라가 망가지는 것은 일순간에 올 수도 있다. 대권을 꿈꾸는 이들은 사욕과 편향성을 버리고 정도를 가는 성숙한 지도자상(指導者像)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조인형 장로
– 영세교회 원로
– 강원대 명예교수
– 4.18 민주의거기념사업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