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광복절과 기독교의 나라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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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은 1945년 8월 15일 우리나라가 일본 식민지배에서 나라를 되찾은 날이다. 빛을 다시 찾았다는 의미로 광복(光復)이라는 말을 쓰게 된 것인데 뒤집어 생각해보면 나라를 잃으면 빛이 꺼진, 암흑과 같다는 의미일 것이다. 1949년 대한민국 정부는 8월 15일을 공휴일로 정하고 나라 잃었던 아픔을 기억하며 광복을 위해 희생한 선열들에 대한 감사와 다시는 그런 아픈 역사가 있어서는 안된다는 다짐과 교훈을 다지기 위해 매년 국가기념식을 거행하며 태극기를 게양하고 있다. 단재 신채호 선생은 “역사를 잃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역사는 지나간 과거지만 되풀이되는 속성을 지니고 있으므로 역사를 상고해 봄으로써 같은 잘못을 다시 저지르지 않아야 미래의 발전을 기약할 수 있다는 교훈이 담긴 말일 것이다.

1910년 한일합병에서 1945년 8월 15일까지 36년 동안 식민통치를 거치고 해방된 79주년이 되는 2024년 광복절에 우리기독교계가 생각해봐야 할 교훈은 대체 어떤 것일까? 

일본은 조선해안측량을 구실로 1875년 운양호를 강화도에 접근시켜 조선수군과 마찰을 빚게한 후 이를 빌미로 1876년 강화도불평등조약을 체결하게 된다. 1895년 조선의 국모 명성황후를 시해하는 천인공노할 만행을 저지르는 을사조약을 체결하고 1904 한일의정서, 1905 을사늑약이라 불리는 을사조약으로 조선의 외교권과 자주권을 빼앗았다. 그리고 1910년 한일합병으로 조선이라는 나라는 일본의 식민지로 역사 속에서 사라진다. 그때부터 뼈에 사무친 대한민국 역사에 남겨진 민족혼과 얼을 고양하기 위한 외롭고 힘든 독립을 향한 투쟁이 시작된다. 소위 말하는 독립운동이다. 아무리 연합군의 승리로 얻은 광복이라고 하지만 일제침탈 기간 동안 진행되었던 수많은 독립운동과 기독교인들의 나라사랑의 발자취는 눈물없이 돌아볼 수 없는 처연함을 맛보게 한다. 성경에는 나라사랑과 애국애족의 내용이 수도 없이 많이 등장한다. 국가가 어려움에 처할 때 전쟁과 기근과 여러 재난을 만날 때 등장하는 성경 속의 이야기는 영락없는 가슴뭉클함과 감동적인 애국애족의 스토리로 마무리된다. 출애굽기에 나타나는 유대민족의 영웅 모세는 편안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었고 부귀를 누릴 수 있었지만 애굽에 짓밟힌 자기민족을 위한 지도자의 외로운 길을 선택한다. 제정(祭政)이 분리되지 않았던 사무엘 선지자 시대에 사무엘은 블레셋이라는 나라의 침략에 신음하던 나라를 위해 미스바에서 구국 기도성회를 개최해 무지막지한 블레셋을 우박과 뇌성으로 물리치는 성과를 얻는다. 

역시 유대 역사의 성군 중의 성군으로 불리는 다윗은 풍전등화(風前燈火)같은 나라의 명운을 목자의 돌멩이와 제구를 들고 골리앗을 향해 나아감으로 위기에서 나라를 건지는 영웅이 된다.

바벨론 포로기에 쓰여진 에스더는 아하수에로 왕의 총애를 받은 왕비였지만 나라와 민족의 아픔과 독립을 위해 죽으면 죽으리라는 유명한 말을 남기고 애국애족의 길을 선택한다.

일제침략기에 대한민국의 교회와 성도들도 그렇게 나라와 민족을 위한 애국심과 독립을 향한 열망으로 나라사랑을 실천했다. 1907년 일본은 조선경제를 활성화한다는 명목으로 1천300만 환의 차관을 강제로 조선정부에 빌려주고 고리의 이자와 경제종속으로 우리민족을 옭아맸다.

교회와 기독교인들은 어떻게 해서든지 일본의 차관을 갚고 경제주권을 되찾고자 국채보상운동을 전개하기 시작하였다. 물산장려운동이나 탈환운동 금주금연운동들은 모두 우리나라가 일본에 진 빚을 갚자는 자발적 국민운동이었고 애국운동이었다. 물론 탈환운동 금주금연운동 등이 모두 기독교가 주축이 되고 기독교계만 벌인 것은 아니지만 많은 부분 기독교계의 영향력과 힘이 컸던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후 1919년 3.1운동은 나라잃은 조선의 기독교인들의 애국과 나라사랑의 진면모를 나타내주는 대표적 모습이라 할 수 있다. 당시 조선의 인구는 약 1천768만 명 정도로 파악된다. 그런데 전체 인구의 1% 수준의 기독교인들이 민족대표 33인중 16인을 차지하였고 만세운동으로 구금 감금된 사람들의 대부분이 기독교인들이었음을 볼 때 기독교인들의 나라사랑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닌 자연스러운 성경적 현상이라 불러도 문제가 없을 것이다. 일본제국은 강제침탈한 조선이 민족정체성을 잃어버린 일제의 영원한 식민지배에 머무르는 나라와 민족이 되기를 원했다. 그래서 한글사용을 엄격하게 규제했고 강제로 한글을 말살하려는 시도를 했다. 조선사람들이 조선말을 잃어버리면 민족 정체성이 사라지는 것은 시간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회와 기독교인들은 야학과 계몽활동을 통해 문맹퇴치와 우리말 지키기에 최선을 다했다. 그 외에도 일제 강점기 국내와 국외에서 독립을 위한 애국운동을 벌인 대표적 독립운동가들이 기독교인들이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글을 마치면서 오늘날 대한민국의 교회와 기독교인들도 일제 강점기 기독교와 기독교인들이 걸었던 애국애족의 길을 걸어가야 할 책임과 사명이 있음을 동의하고 실천했으면 좋겠다. 

이진구 목사

<목포성루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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