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에 ‘에노키안 협회’라는 기업의 단체가 있는데 200년 이상 계속한 장수 기업들이다. ‘에노키안’은 성경 창세기 5장 24절에 있는 에녹이라는 이름을 따서 지었는데 에녹은 265세를 살았으며 죽지 않고 승천했음으로 기업도 영속해야 한다는 의미에서다. 이 단체의 가입조건은 창업자 자손이 현재 경영자이거나 임원, 대주주여야 한다. 에노키안 협회에 가입하려면 엄격한 심사를 거쳐야 한다. 현재 전세계 장수 기업 중 48곳만이 회원이다. 그리고 현재 에노키안 협회 회장이 일본 기업 오카야코우키(岡谷鋼機) 사장으로 그는 1669년 철물점에서 시작해 449년째 이어오고 있는 회사다.
일본은 장수기업 천국으로 200년 넘은 기업이 300곳이다. 100년 넘은 기업은 1만 개 이상이다. 가장 오래된 기업은 578년 설립된 곤고구미(金剛組)로 목조건물 건설, 유지, 보수회사다. 이 회사를 세운 사람은 한국 사람으로 백제(百濟)시대에 일본에 간 유중관(일본이름, 곤고 시게미츠)이다. 그가 한국에 있었다면 그러한 회사를 지금까지 남길 수 없었을 것이다.
한국에는 두산(1896년, 설립), 동화약품(1897년), 몽고식품(1905년) 등 7개 정도 있다. 일본에 비하면 0.1% 정도이다. 일본은 기업을 ‘사회의 공기(公器)’로 대우한다. 한국은 기업을 사리사욕의 소굴인양 매도하는 분위기다. 전세계 200년 이상 기업의 70%가 있는 일본, 독일의 장수기업의 특징이 에노키안 협회 회사처럼 ‘가족기업’이라는데 특징이 있는 점이다. 그래야 사명감과 노하우가 단단하게 전승되어 기업의 수명이 길어진다고 경영학자들이 주장한다. 그리고 정부는 기업을 유지하기 위해 상속세를 80-100% 감면하는 혜택을 준다.
가업(家業)을 물려주고 싶은 중소기업 경영자들의 고민거리는 승계(承繼)와 관련된 세금 부담이 중요하다. 한국은 상속세 감면제도를 2014년 도입했으나 너무 빡빡하여 하나마나라고 한다. 한국 기업도 성경에서 이름을 딴 에노키안 협회 회원회사가 많이 나왔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든 회사가 기업에 대해 과감한 제도를 바꾸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김광식 목사<인천제삼교회 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