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물이야기] 못다 한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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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가슴이 미어지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다. 우리 동역 목사님으로부터 뉴질랜드의 작은 도시에서 열심히 목회하던 젊은 목사님이 암으로 투병 중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지만 같은 사역자로서 마음이 아파 늘 위해서 기도하며 약간의 후원을 하곤 했다. 그리고 얼마 있지 않아 이곳 병원에서 3개월 시한부 진단을 받았고, 이곳에서는 도저히 소망이 보이지 않아 급히 한국으로 가게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너무 안타깝고 마음이 아팠다. 그러나 죽은 자도 살리시는 하나님이시기에 소망을 버리지 않고 늘 회복을 위하여 기도했다. 아무래도 한국의 의료 수준이 이곳보다 월등하기 때문에 충분히 완치될 것이라는 소망이 있었다. 그리고 사모님과 카톡으로 목사님의 상태를 파악하고 매일 말씀으로 위로하며 함께 기도했다. 한평생 주를 위해 살아온 사역자이니 완치를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한국 땅에서 치료를 받으려면 아무래도 가장 큰 문제가 치료비일 것이다. 이곳에서 어렵게 유학생 목회를 하는 분인데 어떻게 치료비를 감당할지 염려가 되었다. 사모님을 통해 조심스럽게 그곳 상황을 물어보았다. 적지 않은 병원비가 매달 나오고 있었다. 하나님께서 내게 어려운 분들을 위해 사용하도록 물질을 주셨기에 어떻게든 치료비 때문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돕고 싶었다. 생각보다 치료 기간이 길어지고 매달 많은 병원비가 나왔다. 정확히 그곳 사정은 알 수 없었으나 사모님과 자녀들이 겪을 고통을 생각하니 늘 마음이 아팠다. 그래서 완치될 때까지 치료비를 지원하겠다는 마음을 먹고 병원비로 수천만 원을 보냈다. 곧 골수이식을 하게 되었다는 기쁜 소식을 들었다. 소망을 가지고 기도하며 기다렸다. 그러나 너무나 안타깝게도 골수이식 수술을 며칠 앞둔 새벽에 한 통의 카톡이 와 있었다. 

“목사님! ○○ 아빠는 주님 품에 안기었습니다. 얼마나 좋을까요….”

한동안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었다. 그분이 떠난 영원한 나라를 생각하면 분명 기쁜 일이지만 현실에서 몰려오는 아픔은 주체할 수가 없었다. 조용히 무릎을 꿇고 기도했다.

“주님! 목사님에게는 영원한 안식을 주시고 남은 가족에게는 천국의 평안을 주세요.” 그리고 장례 후 얼마 뒤 사모님으로부터 글이 왔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목사님! 저희는 모든 장례 일정을 다 마치고 집으로 왔습니다. (중략)

목사님! ○○ 아빠가 병상에 있을 때 목사님께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고 했는데 뭐가 급했는지 이렇게 가 버렸네요. 목사님께 하고 싶은 말이 뭐였을까 생각해 보니, ‘감사하다’는 말, ‘그동안 너무너무 감사했다’는 말을 하고 싶어서 그랬지 않나 싶습니다. 목사님은 저희에게 너무 큰 힘과 위로였습니다! 목사님을 통해 주신 하나님의 위로와 격려가 너무 컸습니다. 지금도 그렇고요. 목사님! 남은 저와 아이들이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도록 계속 기도 부탁드립니다!”(후략)

“만일 형제나 자매가 헐벗고 일용할 양식이 없는데 너희 중에 누구든지 그에게 이르되 평안히 가라, 덥게 하라, 배부르게 하라 하며 그 몸에 쓸 것을 주지 아니하면 무슨 유익이 있으리요 이와 같이 행함이 없는 믿음은 그 자체가 죽은 것이라”(약 2:15-17)

이은태 목사

 뉴질랜드 선교센터 이사장

 Auckland International Church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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