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쉼터] 유머가 있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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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는 우산과 유머를 가지고 다녀야 한다’라는 영국 속담이 있다. 우산은 비가 많이 오는 영국에서는 필수품이고, 유머는 인간관계를 부드럽게 하는 윤활유의 역할을 하는 매개체이다. 사실 유머 한 마디가 어색한 상황을 부드럽게 바꾸어 놓는 경우가 많다. 미국 정치인들의 유머는 유명하다. 링컨이 상원의원 선거에 입후보했을 때 경쟁자였던 더글러스 후보가 합동 연설회장에서 목소리를 높였다. “링컨은 자신이 경영하던 상점에서 팔아서는 안될 술을 팔았습니다. 이것은 분명한 위법이며 이렇게 법을 어긴 사람이 상원의원이 된다면 이 나라의 법질서가 어떻게 되겠습니까?” 이에 청중들은 술렁거렸고 더글러스는 의기양양해 했다. 그때 링컨이 연단에 올라 태연하게 말했다. “존경하는 유권자 여러분, 방금  전에 더글러스 후보가 말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자 장내는 조용해졌다. 곧이어 나온 “그러나 그때에 우리 가게를 가장 많이 애용해  술을 많이 팔아준 우수 고객은 더글러스라는 것도 사실입니다”는 설명에 유권자들은 배꼽을 잡았다. 이렇게 연설을 잘하는 사람 중에는 특별히 유머에 뛰어난 사람들이 많았으니, 레이건 대통령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가 대통령 재임 시절인 1981년 3월에 암살범에게 총을 맞아 병원으로 향하는 구급차 안에서 급하게 지혈한 상처로 피가 흘러 이를 다시 처리하는 간호사에게 아픈 와중에도 “나중에 낸시(레이건 대통령의 부인)에게는 맨손으로 내 몸을 만졌다고 이야기 하지 말게”라고 농담해, 눈물을 흘리는 간호사를 웃겼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렇게 유머는 삭막하고 거친 사회생활에서 사람들간의 간격을 좁히고 냉랭한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러기에 유난히 비가 많이 내려 분위기도 썰렁해지고 우울해지기 쉬운 나라에서 유머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라 여겨진다. 사실 유머는 웃음을 동반하고 웃음이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너무도 지대하다. 심지어 웃음은 만병을 치료하는 근본이라고도 하고, 행복의 근원이라고도 하지 않는가? 자주 웃으면 당연히 젊어지고 건강해진다. 심지어 웃음은 조심하면서도 일어날 수 있는 잘못도 가볍게 용서받을 수가 있으며, 불편한 관계를 친근하게 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지니고 있다. 다만 남의 흉을 잡아 비난하는 행위는 금해야 할 사항이다.

교회에서 일어날 수 있는 웃음의 소재다. 교회를 오래 다니신 노 권사님이 계셨는데, 예배시간에는 마치 지정석인 듯 언제나 맨 앞자리 중앙인 목사님 바로 앞에 앉아 예배를 드리곤 했다. 그런데 연세가 들어서 설교 시간에는 졸기도 곧잘 하는데 설교하는 목사님이 상당히 신경이 쓰였다. 어느 주일 예배에 목사님은 평소와 같이 설교하고 권사님은 고개를 끄떡이며 얕은 잠에 빠졌다. 열심히 설교하던 목사님이 이날은 이 광경이 특별히 눈에 거슬려 준비한 설교가 제대로 되지 못하자 마침내 참지 못하고 함께 예배드리는 옆자리 장로님께  “아, 장로님! 권사님 좀 깨우시구려”라고 했더니 장로님이 “아니, 잠은 지가 재우고 왜 나보고 깨우라고 해.” 그래서 온 교인이 박장대소 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는 물론 실제 일어난 일이 아니라 누군가 웃자고 지어낸 이야기지만 우리 주변에서 사실 일어날 수 있는 우스갯소리인 것은 틀림없다.

현재 우리 사회는 물론 사랑이 넘쳐야 할 교회 내에서도 유머가 사라져버린 현실이다. 그러면 과연 ‘유머는 어디서 살 수 있는가?’가 우리의 당면한 과제이다.

백형설 장로

<연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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