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다음세대와 함께하는 교회•출산 장려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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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는 오래전부터 ‘다음세대’를 강조하며, 집중적인 정책 연구와 함께 “다음세대를 잉태하자” “다음세대를 출산하자” “다음세대와 함께 가자”는 등의 표어까지 내걸기도 했다. 다음세대를 강조하는 여러 가지 행사들을 가지는 중에도 “다음세대가 아니라면 오늘의 고생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말이 나오기도 한 것을 보면 실제로 가정이나 교회가 다음세대에 갖는 관심은 대단한 것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거론되는 저출산의 문제는 다음세대에 대한 논의보다 더 심각한 그 이전의 문제이다. 그래서 정부까지 나서서 ‘인구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하는가 하면 ‘저출산 총력대응체계 가동’을 발표하고 나서기에 이른 것이다. 

교회가 가족계획이나 산아제한을 이야기할 때부터 출산 장려나 다음세대에 대한 문제를 거론한 것은 성경의 가르침이고, 하나님께서 주신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가치에 목표를 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는 마치 교회가 교세 확장이나 시대에 뒤떨어진 전통적 교회 윤리를 고집하는 것으로 오해하는 일들도 없지 않았다. 정상적인 가정 회복과 성도덕을 강조하며, 동성연애를 조장하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이유도 하나님의 창조 질서에 반하는 일들임이 분명한데도 여전히 교회에 대해 눈살을 찌푸리던 이들이 있다면 정말 이번에야말로 반성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안타까운 것은 임신과 출산을 장려하고 지원하는 문제를 여전히 물질적인 것으로만 해결하려고 하는 시도이다. 물론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결혼 장려금을 지급하고, 아파트 우선권을 부여하며, 출산과 양육을 위한 교육과 의료비를 지원하고, 휴가와 복지 차원에서의 배려도 반드시 필요하다. 물론 해외에서도 저출산 문제를 극복한 나라들의 성공 사례들을 보면 대부분 정부의 재정 지원이나 경제적인 부담감을 줄여주는 방법들을 동원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성공한 나라들의 겉모습만 보고 그 형식만 답습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임을 알아야 한다. 그중 대표적인 국가로 독일과 프랑스를 비롯해 스웨덴이나 덴마크와 같은 나라들인데 이날 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영적 수준과 기본적인 정신을 반드시 챙겨봐야 한다.  

출산 정책이나 다음세대 육성을 위한 당위성이나 정책지원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누구나 다 공감하지만 이 일에 참여하는 나라들의 신앙적인 차원의 결속을 지나치지 않아야 한다는 말이다. 다음세대를 위해 노령화에 따른 기성세대만의 복지혜택을 포기하는 일이나, 젊은이들이 감당해야 할 경제적인 부담을 느끼면서도 미래에 대한 꿈을 이루기 위한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는 깨달음이 먼저라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한다. 일방적인 정책 시도나 지원만으로 되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우 지난해 출생한 아이들의 숫자가 20만 명에 불과하고, 한 달에 두세 명에 불과한 신생아로는 병원 유지가 어려워서 산부인과 병원들이 문을 닫는 지경에 이르렀다. 20년 후가 되면 18개월이라는 국방의 의무를 감당할 숫자는 15만이 되지도 못한다는 엄연한 통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게 돌아오는 경제적 수혜만을 생각한다면 결코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비슷한 시련의 역사를 겪었던 유럽의 나라들과 우리들이 가진 의식이 같은 것인지를 살펴야 한다. 다음세대와 함께 하기 위한 출산 장려 운동은 제도나 정책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성도들도 마찬가지다. 이 땅에 존재하는 이유로부터 시작해 주어진 사명 감당을 위해 십자가와 고난까지도 다짐한 우리들이다. 복음을 전하고, 영적인 사역을 통해 이웃을 구원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젊은 자의 자식은 장사의 수중의 화살 같으니 이것이 그의 화살통에 가득한 자는 복되도다”(시 127:4~5)라는 말씀의 의미를 바로 깨닫는 모두가 되었으면 좋겠다.

손윤탁 목사

<총회한국교회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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