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경영] 사냥하는 남자, 돌보는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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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들은 서로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당연한 일이다. 남녀는 태생적으로 다르다. 또 성장과정, 생활습관, 가풍, 취향, 기질, 성격 등이 다른 것이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큰 차이는 한 사람은 남자고 한 사람은 여자라는 점이다. 남자와 여자는 선천적으로 많은 차이점을 갖고 태어난다. 1997년 영국에서 길을 건너다 사고를 당한 어린이의 성별을 조사한 일이 있다. 남자아이들의 사고가 여자아이보다 훨씬 많았다고 한다. 남자와 여자는 뇌 속에 서로 다른 프로그램을 갖고 태어났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남녀가 다 그렇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인간이란 남자와 여자로만 구별되는 단순한 존재가 아니다. 남자들 가운데에도 여성적 기질을 가진 사람이 있고, 여자들 중에서도 남성적 기질을 가진 사람이 있다. 또 남자다움과 여자다움을 강조하는 사회적 분위기나 문화, 양육방식의 영향도 있다. 어떻든 남자와 여자의 일반적인 특성은 다르다.

일반적으로 남자들은 목표의식이 강한 반면 주변을 주의 깊게 살피는 일에는 서툴다. 남자아이들이 여자아이들보다 교통사고를 더 많이 당하는 것 역시 목표지향적이기 때문이다. 목적지에 빨리 도착하는데 급급해서 자동차가 달려오는 것을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반면 여자들은 목표에 집중하기보다 주변의 대상과 관계를 맺고 정서를 나누는 일에 정성을 기울인다. 여자아이들은 목표 지점에 빨리 도착하려는 욕구보다 주위를 살피며 안전하게 가려는 마음이 더 크다.

남녀의 이러한 차이는 오랜 세월동안 축적되어 온 삶의 경험이 유전자 속에 각각 다르게 각인되었기 때문이다. 남자들이 사냥에 나서고 여자들이 둥지를 지켰다. 선사시대부터 남자와 여자는 맡은 역할에 걸맞게 자신을 변화시켜 왔다. 남자들은 빠르게 움직이는 사냥감을 쫓아야만 했다. 남자들에게 목표물 이외에 다른 것에 관심을 두는 것은 사냥의 실패는 물론 생명을 위협하는 위험한 일이었다. 

남자들에게는 사냥꾼의 DNA가 각인되어 있다. 다른 것이라면 오늘날의 남자들은 들소나 사슴대신 연봉이나 승진, 사회적 성공같은 사냥감을 쫓는 다는 것이다. 남자들에게 요구되는 강인함, 용기, 경쟁심, SEX, 완벽함, 논리력, 지식은 유능한 사냥꾼이 되기 위해 필요한 덕목이다. 여자들은 어떨까? 남자들이 사냥을 나가면 여자들은 동굴에 남아 자식들을 돌보았다. 아이를 돌보며 이웃들과 친하게 지내고 소통해야 했다. 그래 남자는 목표가 중요하고 여자는 관계가 중요하고 관계에 예민하다. 그래 자녀들이 공격을 받을 때 목숨을 건다. 또 사냥에 나간 남자들이 돌아오기 전까지 경계를 하며 아이들을 지킨다. 또 풀이나 열매를 찾으면 먹을 수 있는 것인지 주위를 세심하게 살펴야 했다. 여자들의 이런 생활은 신중함, 세심함, 배려, 사랑, 이해, 포용이라는 덕목을 유전자에 새기게 되었다.

유전자 속에 아로새겨진 인류의 기억은 남자와 여자를 다른 존재로 만들었다. 이런 사실을 안다면 우리는 배우자에게 좀 더 너그러워질 수 있다.

남편이 기념일이나 집안일에 소홀한 것이 무심해서가 아니다. 더 중요하게 여기는 다른 일에 집중한 탓이다. 아내가 결혼기념일을 기억해주기를 바라는 것도 쓸데없는 짓이 아니라 사랑하고 배려하는 유전자 때문이다. 남녀는 태생적이나 후천적으로도 서로 다른 것이다. 이 다른 것은 틀린 것이 아니다. 다른 것이다. 다른 것은 축복이다.

두상달 장로

• 국내1호 부부 강사

• 사)가정문화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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