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지성] 마음을 비우면 미래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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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그간 개성 연락사무소를 폭파하고, 금강산 한국 시설들을 철거 내지 파괴했다. 최근에는 개성공단을 경유하는 경의선 철로, 동해선 철로, 판문점역 철로를 비롯해 남북한을 연결하는 모든 통로를 단절시키는 작업을 계속해 왔다. 

근대철학의 아버지라고 일컬어지는 데카르트(R. Descartes)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Gogito, ergo sum)”라는 유명한 말을 했다. 북한은 앞으로 어떤 손실과 이득이 올 것을 깊이 생각해 보고 그런 비이성적 행동을 표출하고 있는지 아쉬움과 더불어 그와 같은 소식과 장면을 접할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

한반도에서는 고구려‧백제‧신라가 분열되어 패권주의 양상을 보인 때도 있었지만, 신라가 3국을 통일한 이후 1천300년 이상 한민족(韓民族)은 한반도에서 하나의 운명공동체로 생사고락을 함께해 온 민족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김정은 정권이 남한은 북한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별개의 민족국가처럼 생각하는 정책을 쓰면서 한민족의 역사적 전통성을 부인하는 것은 상식을 저버린 비이성적 행동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한편 북한은 최근 들어 통일이라는 모든 명칭을 지워버리도록 하고, 반동사상법을 만들어 남한 말을 사용하는 주민들을 처벌까지 하고 있다. 최근에는 남한의 USB를 주워 한국드라마를 봤다는 북한 중학생 30여 명을 공개 처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나라를 다스리는 통치 이념은 시대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이기에, 절대적인 것이 아니다. 러시아 체제의 변화와 중국의 시장경제에 입각한 수정공산주의를 직시해 보라. 지금은 봉건주의를 타파하기 위해서 나섰던 빨치산운동 시대도, 프롤레타리아혁명 시대도 아니다. 지금은 덩샤오핑(鄧小平)이 흑묘백묘론(黑描白描論)을 주장하던 실사구시(實事求是)의 실용주의 추구의 시대다. 산업기술은 날로 발전해 제4차산업혁명시대에 이르렀다. 

1970년대 초만 하더라도 북한은 남한보다 국민소득이 높았다. 현재 북한의 국민소득은 1천200달러, 남한의 국민소득은 3만 달러가 넘는다. 왜 이렇게 경제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그 원인은 간단하다. 북한 정권이 오직 체제 유지에만 혈안이 되어 있고, 합리적이고 생산적인 개혁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 나라의 통치 권력은 개인 가계의 사유물이 아니다. 북한은 민주공화국을 표방하는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백두혈통에서 권력의 정당성을 찾고 있다. 이것은 근거 없는 허구다. 국가 체제는 국민주권에 바탕을 두어야 한다. 민주공화정을 추구하는 세계의 대부분 국가들은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를 명시하고 존중한다. 그 바탕 위에 국가가 존립해야 마땅한 것이다. 북한이 왕조국가처럼 세습독재를 하면서, 이에 순응하지 않는 주민들을 마구 처형하고 있는 한, 순리적인 정상국가로 가기 어려울 것이다. 북한을 이끌어가는 김정은을 비롯한 지도자들은 고집불통의 사심(私心)을 버려야 한다.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인간의 생명이다. 이념이 생명보다 더 소중하다는 논리는 궤변이다. 평등사회를 만들면 만사형통의 이상사회가 도래할 것이라고 고집한다면 그것은 독선이다. 세계인들은 사상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있다. 양 날개가 건전해야 비상할 수 있듯이, 자유와 평등이 건전해야 공존‧공영할 수 있다. 북한은 변해야 산다. 마음을 비우고 겸손한 빈 마음으로 돌아가 코페르니쿠스적 개혁이 절실하다. 개인이나 국가나 잘못을 범할 수 있지만, 나라의 발전과 한민족의 역사적 전통을 가로막는 어리석음을 더 이상 반복하지 말고, 하루속히 남북한이 지난날의 아픔을 극복하고 함께 미래로 웅비해야 할 것이다.      

조인형 장로 

– 영세교회 원로

– 강원대 명예교수

– 4.18 민주의거기념사업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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