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창] 믿음의 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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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칼럼을 읽는 중에 나희필 장로의 글 내용이 너무 좋아 여기에 옮겨 본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 장성급 만찬자리에서 나희필 장군이 인솔하는 부대의 모범적인 상황보고를 받고 기분이 한껏 고무된 박 대통령이 나 장군에게 친히 가득 부어준 술잔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대통령이 직접 따라준 축하주를 어찌해야 좋은가. 대통령은 술잔을 들고 나희필 장군이 술을 받아 마실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다. 

그 1분이 한 시간처럼 길었다. 모두 손에 땀을 쥐고 지켜보고 있었다. 이윽고 나 장군은 “각하! 저는 술을 못합니다. 저에겐 사이다로 한 잔 주십시오!” 이 날의 이 순간을 지켜봤던 한 장군은 이렇게 회고했다. 마치 폭탄이 터지고 난 후 엄청난 정적 속에 잠긴 것 같았다. 대통령이 친히 술을 따라 내민 술잔을 딱 잘라 거절한 사례가 있었을까?

대통령의 굳은 표정을 본 국방장관이 순간 벌떡 일어나 “각하 나 장군은 원래 술을 못합니다. 그 잔은 제가 대신 받겠습니다” 하고 잔을 뺏다시피 해 단숨에 마셔 버렸다. 

대통령의 체면손상! 그 위기의 순간을 국방장관의 기지로 넘어갔지만 만찬장의 분위기는 이미 엎질러진 물이 되고 말았다. 만찬이 끝나고 그 자리에서 일어난 대통령은 의기소침해 있던 나 장군에게 돌아가더니 “너야말로 진짜 기독교인이다”라는 한 마디를 남기고 만찬장을 떠났다. 사단장 관사로 돌아온 나 장군은 정작 매우 불안해야 될 자신의 마음이 오히려 평안함을 느끼면서 “내가 과연 이런 신앙에 대한 용기가 어디서 나왔을까? 내일 당장 청와대에서 어떤 책벌이 떨어진다 해도 괘념치 않겠다. 내가 하나님을 믿으니 하나님께서 나의 앞날을 책임져 주시겠지. 내가 육사를 졸업할 때 구 대장께서 장교가 되어 술을 마실 줄 모르면 출세를 할 수 없다고 했는데 그러나 나를 이렇게 장군까지 지켜주신 것은 바로 하나님이시다. 하나님은 나와 함께 하신다는 증거가 아니겠는가”라고 자위하면서 나 장군은 취침 전 이날 있었던 일을 기도로 하나님께 맡기고 기다렸다. 신앙인으로서 일생을 사는 동안 술을 가까이 하는 삶보다 말씀을 가까이 하는 삶이 더 신실한 삶이라는 것을 성경 말씀을 통해 확신했기 때문이었다.

한편 군복을 벗을 것이라는 마음을 미루고 있었지만 오히려 별을 하나 더 달고 소장으로 진급 육군본부 작전 참모부장으로 영전되었고 당시 3군 사령부 창설의 중요한 임무를 맡게 되었다. 바로 이것이 하나님의 이끄심이 아니겠는가!

새문안교회 장로였던 나희필 장군은 1993년 68세로 일찍 세상을 떠났다. 나 장로는 임종을 앞두고 새문안교회 김동익 목사의 눈물의 기도를 받는 자리에서 오히려 목사를 위로하면서 “목사님 제가 목사님을 잘 보필하지 못하고 떠납니다. 언젠가 하늘나라에서 다시 만납시다. 목사님 한 가지 부탁이 있습니다. 찬송가 370장을 좀 불러 주시겠습니까?” “주 안에 있는 나에게…” 오늘날 타락한 목회자 장로들, 수치스러운 정치꾼들이 부끄러움을 느끼며 본받아야 할 역사의 한 페이지다. 이런 역사로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 시장 경제, 선교대국이 되기를 기원해 본다. 경제대국, 군사대국을 통해 민주주의가 더욱 활성화되어 복 받는 대한민국을 위해 기도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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