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이도의 문학산책] 오뚝이 인생 林玉仁의 찬송시(下) 간증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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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조英姐 임옥인林玉仁은 소설 <봉선화(鳳仙花)> <후처기(後妻記)>등으로 등단했다. 문예지 <文章>(1940. 10월호)에 소설가 이태준의 추천을 받아 문단에 입성했다. 고향, 함경북도 함흥 영생여자고등보통학교를 거쳐 일본 나라여자고등사범학교를 졸업하고 귀국했다. 그 후 교사, 계몽운동사업 등에 종사했다. 해방 후에는 월남해 잡지사 등에 근무하다가 6.25 동란을 맞았다. 건국대학교 가정대학 학장, 크리스챤문인협회회장, 한국 YMCA 회장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한 바 있다.

소설가 임옥인의 시집 <기도의 항아리>엔 찬송시 ‘산마다 불이 탄다 고운 단풍에’라는 추수감사를 담은 작시도 수록되어 있다.

  찬송가에는 각 연의 뒷부분을 따로 떼어 후렴으로 처리한 것을 알 수 있다.

1) 산마다 불이 탄다 고운 단풍에 골마다 흘러간다  

    맑은 물줄기 황금빛 논과 밭에 풍년이 왔다

    드맑은 하늘가에 노래 퍼진다

2) 씨뿌린 논밭마다 기름 고이고 심겨진 과원마다

    열매맺으리 비바람 고운 햇빛 주님 선물로

    가꿔 온 손길마다 축복이 온다

3) 이른 봄 갈고 헤친 땅의 가슴에 구슬 땀 흘려적신

    착한 농부는 풍성한 추수때에 상받으리라

    약속한 축복으로 기름지리라

4) 말씀에 굳게 서서 씨를 뿌리면 날마다 단비내려

    가꿔주시리 황무지 갈고헤쳐 쉬지 않으면

    풍성한 추수 때는 감사뿐이라

    후렴 : 눈이 닿는 우주 공간에 손이 닿는 구석구석에

     우리 주님 주신 열매 우리주님 주신 알곡 감사하자

     찬송하자 감사하자 찬송하자

시집의 원본을 조금 수정한 것이다. 음수율을 조정해 찬송가 가사로 편집한 것을 전재했다.

이 찬송시는 우리 한국어의 순연(純然)한 구어체(口語體)의 노랫말을 골라 음절에 맞춰 작사한 것이다. 전영택 작가의 찬송가 가사와 함께 시적 표현력이 뛰어난 것이다.

이와 같이 기독교인들의 한국어 구사 능력이 뛰어남은 순 한글로 번역된 성서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중국에서 선교활동을 하던 영국인 로스 선교사가 한국인 이영찬씨의 도움으로 한글을 배우고 1882년에 <누가복음>을 번역 출판한 것이 기원(紀元)이 되었다. 로스 선교사는 성경 번역에 앞서 1877년에 <한국어 첫걸음>이라는 한글 학습서를 낸 바 있다. 한문 문화에서 한글 즉 소리글자로 표현하는 획기적 전환의 기회를 맞이했던 것 많은 영향을 준 것이다. 

오늘의 찬양/참으로 오묘합니다./또 햇빛 보고 기뻐하게 하시오니/기다리고 기다리던 살구꽃/고향집 울타리/마냥 울타리 되어/봄, 봄을 노래합니다./오늘도 먹고마시며/살아 있는 것 신비하신 축복이 아니겠습니까.//개나리, 백목련, 이제 진달래도 활짝 반갑습니다./주님 저의 웃음을 드립니다./저의 감사를 드립니다./꽃망울처럼 저의 가슴도 터지렵니다.//오늘은 누가 찾아 올까요./손목 잡고 기도하는/주의 사랑의 잔치 자리에//먼저 앉아 평화로우신/주님 미소, 너무나 행복합니다./주님의 풍요 할렐루야/찬양을 받으소서.//

봄의 계절을 맞아 봄의 풍경에서 ‘평화로우신 주님 미소’를 마주하는 화자의 믿음과 평화를 읽을 수 있다. 아주 질박한 동심의 세계로 소생하는 세상에서 평화의 사도 예수님을 발견하는 축복의 시가 아닌가.

해방 후 월남해 만난 작가 방기환 선생과의 교제, 그리고 결혼해 아름다운 여생을 이어갔던 사연은 문단에 널리 알려진 에피소드이기도 했다.

박이도 장로

<현대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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