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까까머리에
개울 물에 물장구 놀이하던
그때 그 친구가 그리워라.
아련히 떠오르는
8월의 꿈들이 한창이었던
그날을 가면
오늘의 나는 맛이 나고 멋도 솟는다.
마알간 창공을 향해
동심의 꿈으로 산새마냥
어디론가 마음과 마음이 통했던
그때 그 친구가
오늘따라 그립고 그리워라.
그때 그날이 좋았어라.
새날이 밝아 오면
그 친구가 보고파
아침 밥보다 친구를 찾고
밥은 굶어도 그와 함께 있음이
그토록 좋아서 같이 놀고 좋아라.
친구야 보고 싶다
유난히 그 친구가 생각난다.
낮에 만나면 그렇게 좋았고
밤이면 밤에도 한 밤을 곱씹도록
한 말 또하고 웃기만 했던
그 친구가
오늘따라 자꾸만 보고 싶어라.
시간은 물같이 흐르고 또 흘러
그 세월 속에 서로의 길 가느라
또 다른 세태를 만나고 배우며
청소년이 되고 청년으로 가는 동안
그 친구는 추억으로 쌓여서
오늘 나 혼자 그때를 그리느라
나를 잊으며 그 친구에 흠뻑 젖는다.
친구야 그 날 속의 네가 그립구나
그 시절의 내가 이토록 그리워라.
<시작(詩作) 노트>
우리 주님은 요한복음 15장의 포도나무 비유를 들려주면서 친구 얘기를 하고 계신다. “사람이 친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리면 이보다 더 큰 사랑이 없나니”(요15:13)라고 하셨다. 이 말씀을 묵상하면서 옛날 어릴적 소꿉친구가 생각났다. 그때 그 친구는 무조건 좋았다. 밥은 굶어도 그 친구와 함께 함이 그렇게 좋았다. 무조건 좋았다. 친구 중에는 소꿉친구를 사귀고 있을 때가 왠지 좋았다는 추억이다. 주님을 그리워하는 신앙에도 친구처럼 주님과 함께 함이 더 좋으면 우리는 행복한 신앙생활을 한다고 본다. 그때 어릴적 그 친구를 생각하노라면 지금도 나는 순간적으로 나를 잊은 채 그 친구를 그리는 그리움으로 들어간다. 무더운 여름을 넘기면서 그때 그 순진한 우정을 마음속에 담아본다.
김순권 목사
<증경총회장•경천교회 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