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발언대] “네가 성내는 것이 옳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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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 뱃속에 들어갔던 요나 선지자는 두 번째 여호와의 말씀이 임하여 니느웨로 갔다. 니느웨는 큰 성읍이지만 하나님 보시기에 악했고, 요나는 가고 싶지 않았지만 결국 하나님의 명에 따라 니느웨에 들어가서 하루 동안 다니며 니느웨가 무너질 것이라고 외쳤다. 그리고 “니느웨 사람들이 하나님을 믿고 금식을 선포하고 높고 낮은 자를 막론하고 굵은 베 옷을 입은지라.”(욘 3:5) 그러자 “하나님이 그들이 행한 것 곧 그 악한 길에서 돌이켜 떠난 것을 보시고 하나님이 뜻을 돌이키사 그들에게 내리리라고 말씀하신 재앙을 내리지 아니하시니라.”(욘 3:10)

요나는 결과적으로 자신의 임무를 완벽히 수행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후에 요나가 보인 반응은 “매우 싫어하고 성내”(욘 4:1)는 반응이었다. 

당시 상황을 보면 니느웨는 니네베라고도 불리는 아시리아의 큰 도시였다. 수도였다는 기록도 있다. 아시리아는 이스라엘을 침공하고 괴롭히는 나라였고, 그런 아시리아의 도시로 가서 그들을 살리라는 여호와의 말씀을 따르고 싶지 않았던 요나는 싫은 티를 감추지 않는다. 심지어 하나님께 사는 것보다 죽는 것이 나으니 자신의 생명을 거두어 가라고 배짱을 부리기도 한다. 적국 아시리아의 도시가 하나님의 재앙으로 불타는 모습을 보고 싶었을지도 모를 요나의 심정도 인간으로서 이해가 안 되는 바는 아니다.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네가 성내는 것이 옳으냐 하시니라.”(욘 4:4)

하나님의 말씀에도 요나는 자신의 잘못된 희망을 버리지 않고 성읍 동쪽에 앉아 니느웨를 관찰했다. 니느웨는 몇 년 전 최고 온도가 51.8도까지 올랐던 지금의 이라크 북부 지역에 있는 도시이기에 당시 요나에게도 쨍쨍한 햇볕을 막아줄 그늘이 절실히 필요했을 것이다. 하나님께서 요나를 위해 박넝쿨을 자라게 하셔서 요나의 그늘을 만들어주셨고 요나는 크게 기뻐했다고 한다. 니느웨의 멸망을 보기 위해 박넝쿨 아래 앉아 있는 요나를 보시고 하나님은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 궁금하다.

다음날 벌레가 박넝쿨을 갉아 먹게 하시고 뜨거운 동풍을 예비하셔서 요나에게 보내시니 요나가 또 사는 것보다 죽는 것이 낫다며 심통을 부렸다. 하나님은 그때 요나서 4장 4절의 말씀을 비슷하게 한 번 더 하신다. 수고도 아니하였고 재배도 아니한 박넝쿨을 그렇게 아끼는 요나에게 이것으로 말미암아 성내는 것이 옳으냐고 물으신다.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자.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옛말이 있을 정도로 우리는 남이 잘되는 것을 두고 보지 못하는 악한 마음이 생길 때가 있다. 또 요나처럼 내가 수고하지 않고 얻은 것을 마치 원래 내 것인 양 생각하다가 그것을 잃으면 성을 내고 심통을 부리기도 한다. 무엇이 옳은 일인가 찬찬히 곱씹어 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장동길 장로

<전서노회 장로회장, 격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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