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이도의 문학산책] 작가 전영택 목사의 찬송가사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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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로운 한국어 “사철에 봄바람~”

내가 소설가 전영택 목사를 처음 뵌 것은 ’60년대 초 종로2가 기독교서회 지하다방에서였다.

전영택 목사는 1968년 1월 16일 교통사고로 세상을 하직했다. 그날 전 목사는 종로 YMCA앞에서 기독교서회 쪽으로 길을 건너가다가 교통사고를 당한 것이다. 그 후로 나는 찬송가 책에 수록된 전 목사께서 작사한 두 편의 찬송가를 부를 때면 감개무량함에 빠져들 때가 많았다. ‘사철에 봄바람 불어 잇고’(구두회 작곡)와 ‘어서 돌아 오오’(박재훈 곡) 등 두 편이다. 작곡자 박재훈 선생은 나의 대광중학교 은사(恩師)님이시기도 하다.  

 

<사철에 봄바람 불어 잇고 하나님 아버지 모셨으니/

믿음의 반석도 든든하다 우리집 즐거운 동산이라/(1절)

(후렴) 고마와라 임마누엘 예수만 섬기는 우리집/

고마워라 임마누엘 복되고 즐거운 하루하루

(‘사철에 봄바람~’의 1절)

 

3절로 된 이 가사는 시편 112편에 근거를 두고 썼다. 예수님을 경외하는 가정이 받을 복을 노래한 것이다.

 

 <어서 돌아 오오 어서 돌아만 오오/

지은 죄가 아무리 무겁고 크기로/ 

주 어찌 못 담당하고 못 받으시리오/

우리 주의 넓은 가슴은 하늘보다 넓고 넓어

(‘어서 돌아 오오’의 1절)

 

이 가사는 누가복음 15장의 잃었던 아들에 관한 비유에 근거하여 썼다. ‘~아버지여 내가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얻었사오니 지금부터는 아버지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감당치 못하겠나이다’(18~19). 위의 두 찬송가는 한국 교회에서 많이 불리운다. 가사와 곡조가 잘 아우른 은혜가 넘쳐나는 찬송가이다.

이 찬송가를 부를 때면 전영택 목사님과 박재훈 선생님의 모습이 떠오르곤 한다. 

<주여 어린 사슴이 목이 갈하여 시냇물을/찾으며 허덕이듯이 나의 갈급한 영은/살아계신 주 나 진정 사모함으로 애가 탑니다>(‘주여 어린 사슴이’의 1절)

‘주여 어린 사슴이’(박재훈 곡)는 한국찬송가공회가 한국인의 작사, 작곡을 찬송가에 대폭 수록한 2006년에 추가로 수록된 것이다.

 <화수분>은 전영택의 대표작인가? 

그의 작품 중에서 많이 회자(膾炙)되는 것은 시대적 정황이 반영되어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일본의 식민지 치하에서 가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곤경에 처한 사람들의 모습을 사실주의의 기법으로 생동감나게 서술한 작품이다. 

<나는 어느 첫겨울 추운밤 행랑아범의 흐느끼는 소리를 들었다. 그해 가을 아범은 아내와 어린 계집애 둘을 데리고 행랑채에 들어와 있었다. 아홉 살 난 큰 계집애는 도무지 부모의 말을 듣지 않는 아이인데도 굶기는 것보다 낫다는 생각으로 어멈이 어느 연줄로 강화로 보내 버렸다는 말을 듣고 아비는 슬피 운다.>

<마침 화수분도 어멈의 편지를 받고 서울로 달려오는 길이었다. 화수분이 어떤 높은 고개에 이르렀을 때 희끄무레한 물체를 발견했는데 그것은 딸 옥분이었다. 어멈은 눈을 떴으나 말을 못한다. 이튿날 아침에 나무장수가 지나다가 그 고개에 젊은 남녀의 껴안은 시체와 그 가운데 아직 막 자다 깬 어린 애가 등에 따뜻한 햇볕을 받고 앉아서 시체를 툭툭 치고 있는 것을 발견하여 어린 것만 발견하여 소에 싣고 갔다. (‘화수분’의 끝장면)>

박이도 장로

<현대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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