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올림픽 양궁 경기가 열렸던 앵발리드는 박물관과 전시관, 기념관으로 구성되어 군사박물관으로 운영 중입니다. 이곳에는 나폴레옹의 시신이 안치되어 있는데 역사는 그를 위대한 지도자로 포장한 부분이 많습니다. 그러나 그는 자기 야망을 위해 100만 명을 전장에서 죽게 한 사람입니다. 유배지인 세인트헬레나에서 죽고 20년 후 앵발리드에 안치되었습니다. ‘앵발리드’는 ‘불구자’, ‘부상자’란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곳이 전쟁에서 부상을 입은 사람들을 치료하기 위한 병원으로 건립되었기에 이런 이름이 붙여지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어찌보면 세상에서 자기 야망을 이루어간 삶이지만 다른 한편으론 불구의 삶이었던 것입니다.
한강 변에 자리 잡은 양화진에는 서양 선교사들의 무덤이 있습니다. 1885년 헤론이 의료 선교사로 한국에 들어왔습니다. 그 당시 한국인들은 위생 관념이 희박해서 전염병으로 동네 사람들이 몰사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이런 풍토병을 고쳐보겠다고 바쁘게 일하다가 5년 만에 이질에 걸려 34살의 나이에 죽고 말았습니다. 헤론은 양화진 선교사 묘원에 묻힌 첫 선교사가 되었습니다. 남편의 사망 이후, 부인도 선교사로 임명되어 여성들에게 성경을 가르치다가 결핵으로 사망합니다. 부인도 양화진 묘원에 안장되었습니다. 헤론의 묘비에는 “하나님의 아들이 나를 사랑하시고 나를 위하여 자신을 주셨다”라는 그의 신앙고백이 새겨져 있습니다. 그는 다른 사람의 병을 고쳐 주었지만 자신은 병에 걸려 죽었습니다.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타인의 삶을 무너지게 하는 이도 있지만, 생명을 살리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한 사람의 악한 마음이 죄를 전염시키지만 한 사람의 선한 행동이 하나님의 진노를 막기도 합니다. 싯딤에서 가나안 땅 입성을 준비하는 이스라엘을 보자 모압 왕은 겁이 났습니다. 발람을 불러 이스라엘을 저주하고 우상을 만들어서 섬기도록 유혹했습니다. 이스라엘 남자들은 호기심에 그 우상을 섬기고 신전에 있는 창녀들과 막사에서 관계를 맺습니다.(민25:8) 하나님은 진노하셨고 죄가 퍼져가는 걸 막기 위해 지도자들에게 심판을 행하라 명하십니다. 이 일로 죽은 사람이 2만4천 명이었습니다. 이때에 아론의 손자요, 엘르아살의 아들인 비느하스가 등장합니다. 비느하스는 죄를 짓는 사람의 배를 창으로 찌릅니다. 이것은 유혹의 장막을 무너뜨린 것이며 죄의 근원을 막아낸 행동이었습니다. 어떤 사람이 되겠습니까? 죄를 전염시키는 자입니까? 죄의 전염을 막는 자입니까? 생명을 지켜내고 신앙을 지켜내는 중보의 사역, 이것이 섬김 사역입니다. 디아코니아의 섬김은 모두를 살게 하는 것입니다. 죄를 막아내고 공동체를 살리며 하나님께 가까워지는 삶을 살아가기 바랍니다.
김한호 목사
<춘천동부교회 위임목사•서울장신대 디아코니아 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