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지성] 강화해야 하는 인성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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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들은 다른 나라 사람들보다 교육열이 높다. 1970-80년대 농촌의 부모들이 문전옥답의 논밭과 농우를 팔아서까지 자식들을 교육시키던 교육열이야말로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최근에 나타나는 현상을 보면, 문제점이 심각성을 훨씬 뛰어 넘는다고 보여진다. 지적(知的) 능력을 높여서 자신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본다. 

아무리 지식 수준이 높고 능력을 갖춘 고학력자라고 하더라도, 인간의 됨됨이가 제대로 되지 않을 때, 자멸의 위기를 자초할 수도 있다. 비근한 예로, 일부 국회의원 중에는 말의 절제력을 상실하고 막말을 정상적인 말로 착각하고 서슴없이 남발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심지어 국가 최고 지도자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살인자’라는 말까지 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것이 과연 국민의 대표자로서 할 말인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말은 인격의 표현이다. 성경에는 “혀는 불이요, 불의의 세계”(약 3:6)라 했다. 불씨 하나가 온 산을 태우는 것을 보라. 말 한 마디로 사람을 죽일 수도 있고, 살릴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최고 존경을 받아야 할 국민의 대표자가 그런 말을 공개석상에서 당연한 언사처럼 하는 것은 자라나는 후속 세대들에게 민망할 정도다. 문제는 저속한 막말이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이 우려할 정도로 자주 등장하는 데 있다. 국민들은 말 잘하는 술수에 능한 소피스트들을 결코 원하지 않는다. 국민들은 좀 덜 배우고 저학력자라고 하더라도 먼저 기본 성품을 지닌 인간다운 인간을 원한다. 국민은 국민의 대표자들이 국민을 위해 정직하고 성실하게 국민의 대표자로서의 역할을 해 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들이 민의(民意)의 소재가 어디에 있는가를 제대로 파악하고 양심에 따라 대도(大道)를 가야 할 것이다. 

우리는 막대한 교육비를 투자해 자녀들을 교육시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직 나밖에 모르고 자기 몫만 챙기려고 하는 이기주의적 인간만을 길러내는 교육적 결과를 초래한다면, 교육의 본질을 냉철하게 되돌아봐야 한다. 지난날 국민의 대표자는 오늘날과 같은 모습이 결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국민의 대표자들은 진정 초심으로 돌아가 자신들의 설 자리가 어디인가 되돌아보아야 한다. 다른 사람을 탓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돌을 던지기 전에 나 때문이라는 겸손한 마음을 가지는 모습이 절실하다. 일제 강점기 이 나라를 을사늑약과 한일합방을 통해서 일본에게 침탈당한 책임을 놓고 네탓 내탓 공방할 때, 도산 안창호 선생은 국민의 주인인 도산 나 자신 때문이라고 했다. 그런 사상을 한국의 어거스틴이라고 일컫던 한밀 김종수 목사는 오늘 풍랑만난 것은 “다 나 때문이다”라고 했고, 김수환 추기경은 “내 탓이오”를 강조하셨다. 오늘날은 냉정하게 말해, 국회의원들이 국민을 걱정하기 이전에 국민이 국회의원들을 걱정하는 시대가 되었다. 본질적인 시각에서 보면, 유권자인 국민들에게 책임이 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을 길러낸 교육자들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본다.  

대한민국은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의 반열에 들어섰으며, 세계인들이 대한민국을 선진국으로 부르고 있다. 우리는 선진국다운 위상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그에 걸맞는 인성교육이 절실하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진실하고 믿을만한 국민들이라는 품격을 인정받는 것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결코 아니다. 가정에서부터, 그리고 공공교육기관에서 인간다운 인격체를 길러내는 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천해 나아갈 때, 세계인들이 인정하는 아름다운 대한민국이 이룩되어 갈 것이다.   

조인형 장로 

– 영세교회 원로

– 강원대 명예교수

– 4.18 민주의거기념사업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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