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이슈] 한국교회 순교자들 (4) 최봉석  목사 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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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의 낙제, 기도•믿음으로 이룬 졸업

예수의 사랑 전파하는 ‘노방전도’ 탁월

하나님의 특별한 은총으로 기적이 일어났을 때 최 조사는 이렇게 말했다. “예수를 믿으시오. 저는 하나님이 시키시는 대로 한 것뿐입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최 조사의 소문은 널리 퍼졌다.

최봉석 조사가 평양신학교에 다닐 때였다. 어느 날 마펫 교장은 최봉석 조사를 불렀다. “최 조사는 공부를 너무 소홀히 해서 걱정입니다.” 최봉석 조사는 교장 앞이라 말은 못하고 속으로 엉뚱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세상에 마귀들이 우글우글하는데 예수탄을 쏴야지 다른 총알로는 아무 소용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불발탄은 안 돼! 신학탄은 비둘기에게 콩알을 쏘는 거다.’

최 조사의 조직신학, 구약신학, 신약신학 등의 점수는 아주 형편이 없었다. 그러나 노방전도 점수 하나만은 100점이었다. 최 조사는 낙제했다. 신학교에서 낙제되어 한 해 더 공부하고 수양하는 것은 괜찮았다. 하지만 자기를 위해서 기도하며 속히 목사가 되기를 바라고 있는 벽동교회의 신자들이 낙담할 때 마음이 거북했다.

낯익은 사람들이 반갑게 인사했다. “이제 목사가 되셨습니까?” “한 해 더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최권능 조사는 빙긋이 웃었다. 그 다음 해에도 낙제했다. 세 번째 낙제하자 그냥 있을 수가 없었다.

졸업식은 끝났다. 교수들이 회의하는 것 같았다. 똑똑 노크했다. 문을 열자 선교사들의 푸른 눈동자가 최 조사의 얼굴에 집중되었다. 교수들의 표정은 미묘했다. 민망하고 거북한 듯한 표정이었다. “어떻게?” 교수 한 분이 의논할 일이 있으면 얘기해 보라는 태도를 보였다. “교수님들께 여쭐 말씀이 있어서 왔습니다.” “네, 말씀하십시오.” 교수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중에 최 조사가 말했다. “교수님들, 기도하겠습니다.”

“하나님 아버지, 저 같은 미물이 예수를 믿고 신학교에 와서 공부도 하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그런데 이번에도 또 낙제되어 졸업을 못했습니다. 저는 기도하고 전도하는 일에 바빠서 공부를 못하고 세 번째 낙제했습니다. 그러니 어느 세월에 목사가 되겠습니까? 여기 많으신 교수님들의 마음을 감동하시어 저에게도 졸업장을 주셔서 목사가 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시기 바랍니다. 예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교수들은 무슨 영문인지도 모르고 “아멘” 했다.

시치미를 떼고 최권능 조사는 마펫 교장 앞에 가서 말했다. “교장 선생님, 감사합니다. 저를 이렇게 사랑하셔서 오늘 저도 이렇게 졸업을 하게 됐습니다.” “참 안됐고 안타까운 일이오. 그러니 내년에는 열심히 공부하십시오. 전도도 좋으나 열심히 신학 공부도 해야 교회가 부흥됩니다.” “목사님, 무슨 말씀이십니까? 좀 전에 제가 기도할 때 ‘졸업장을 주시어 목사가 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시기 바랍니다. 예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할 때 ‘아멘’이라 하셨잖아요?” 마펫 교장은 놀라서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때 저만치 앉아 있던 선교사 한 분이 말했다. “최 조사, 우리는 졸업장을 주겠다고 약속한 일이 없습니다.” “교수님들, 어찌 이렇게 믿음이 없는 말씀을 하십니까? 기도할 때 구한 것을 이미 받은 것으로 확신하는 것이 기도하는 바른 자세가 아닙니까?” “그건 억지입니다.”

그런데 마펫 교장의 얼굴이 환해지기 시작했다. 할 말을 다한 최 조사가 교수실을 나오려고 할 때 마펫 교장이 최 조사를 불렀다. “하나님은 구하는 자에게 주십니다. 맞습니다. 최 조사는 우리 신학교육에 보탬이 되는 학생 생활을 해주었습니다. 우리가 눈이 어두웠던 것입니다. 방금 하나님은 저에게도 총명을 주셨습니다.” 

이승하 목사<해방교회 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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