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의 길] 푸른 초장, 쉴만한 물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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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골 골짝 빈들에도 복음 들고 가오리다 소돔 같은 거리에도 사랑안고 찾아가서

종의 몸에 지닌 것도 아낌없이 드리리다 종의 몸에 지닌 것도 아낌없이 드리리다 아멘.

아브라함이 갈대아 우르에서 하나님의 명령을 받았습니다. “너는 고향과 친척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 내가 네게 보여줄 땅으로 가라”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보여 줄 그 땅은 아직까지는 보여지지 않으나 미래에는 구체적으로 보여질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땅’은 아브람으로서는 명확하지 않지만 하나님으로서는 이미 작정해 놓은 가나안 땅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현실적인 육신의 눈으로 보면 막막합니다. 어디로 가라는 말씀인가? 그래서 믿음이 필요합니다. 그것도 대단한 믿음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아브라함은 대단한 믿음의 사람입니다.

예수를 믿고 기쁨으로 신앙생활을 하던 고등학교 2학년 어느 때인가 학생회를 지도하는 부장집사님의 설교예화에 외국의 한 아이가 헌금이 없어 자신을 바친다고 헌금주머니에 올라섰다는 내용이 제 마음에 살며시 담겨졌습니다. 그리고 저 또한 드릴 헌금이 없을 때 문득 그 예화의 아이를 생각하며 ‘나도 그렇게 할까?’하는 생각을 자주 하곤 했습니다. 그냥 해본 그 생각을 하나님께서 받으셨을까요? 저의 걸음은 목회를 향한 발걸음이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제 인생에 관여하셨습니다. 고3 때 폐결핵으로 대학진학이 어려워졌지만 하나님께서는 준비하신 길로 저를 인도해주셨습니다. 그리고….

‘해를 따라 서쪽으로(우리의 무대를 세계로 내일의 비전을 품고 달린다)’라는 90년대 초 자동차 광고 문구가 생각납니다. 저의 첫 목회 여정이 바로 서쪽으로의 여정이었습니다. 전혀 생각하지 못한 미지의 세계와도 같은 곳이었습니다. 왜 하나님은 연고도 인연도 없는 곳으로 보내셨을까요? 하지만 마음의 눈에는 푸른 초장과 맑은 시냇물이 흐르는 곳이었습니다. 한 작은 시골 마을이지만 교회 앞에 펼쳐진 널따란 초장과 같은 논들, 작은 산자락을 따라 형성된 마을들, 아름다움과 여유로움은 시편 23편을 노래하게 되었습니다. “그가 나를 푸른 초장과 쉴만한 물가로 인도하시는도다 내 영혼을 소생시키시고 자기 이름을 위하여 의의 길로 인도하시는도다” 하나님께서는 인도해 주셨습니다. 푸른 초장과 같은 경치가 있는 이곳 해남의 작은 교회로. 이곳은 아브라함이 갈 바를 알지 못하고 순종해 도착한 가나안땅과 같은 하나님의 작은 목자가 되어 초임 목회를 하게 될 도착지이자 저의 사역지였습니다.

교인수 30~40명이 모이는 작은 교회는 저의 목장이었습니다. 아내와 함께 행복한 사역을 했습니다. 초임지의 낯설음은 저의 아내의 활달한 성격의 동역으로 이웃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부모님을 대신해, 친척을 대신해, 형제를 대신해 새로운 가족이 되어 하루 하루가 기쁨이 있는 푸른 초장의 시간들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배우자를 위한 3년여의 저의 기도를 들어주셨고, 지금의 제 아내를 보내주셨습니다. 정말 하나님의 응답이었습니다. 저의 반쪽의 목회를 할 동역자를 달라는 것이 저의 기도였습니다. 저의 점잖은(?) 성격과 아내의 명랑, 상냥한 성격은 큰 시너지를 발휘해 한 분 한 분 성도들이 늘어났습니다. 저의 18번 찬송가 2절의 가사 내용이 ‘아골 골짝 빈들, 소돔같은 거리’는 아니지만 ‘사랑안고 찾아가서, 종의 몸의 지닌 것을 아낌없이 드리리다’는 내용은 저와 제 아내의 작은 목회의 실천이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응답하심과 계획하심과 인도하심은 참으로 놀랍습니다. 다윗이 푸른 초장에서 수금으로 하나님을 찬양했던 것처럼, 저도 하나님께서 제게 인도하신 푸른 초장에서 기타를 치며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할렐루야!

최대중 목사

<고당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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