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왕이신 주님께 기도하오니 평화를 구하는 우리의 기도를 들으소서. 주님은 우리를 분열과 괴롭힘이 아니라 평화를 위해 일하라고 부르셨지만, 평화의 이야기를 꺼낼때마다 우리의 혀는 굳어버립니다. 우리를 두렵고 소심한 마음과 무분별한 맹신에서 자유롭게 하시며, 평화를 위해 기꺼이 낮아지고 약해져서 어려움을 극복하도록 하소서. 우리는 주님의 자녀로 불리기를 원합니다. 자비의 원천이신 주님께 기도하오니, 자비를 구하는 우리의 기도를 들으소서.
우리의 이 세상은 무자비하게 자행되는 폭력으로 가득하고, 이웃을 향한 무관심과 증오가 자신을 향한 연민과 혐오의 꼬리를 무는 우리의 힘으로 끊을 수 없는 악순환으로 신음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모든 것을 새롭게 하시는 주님께 이 시간 시선을 돌립니다. 자유와 평화, 자비를 구하는 우리의 기도를 들으소서.
자유와 온전함, 선함 속에서 우리를 빚으소서. 우리의 일그러진 삶을 바르게 하소서. 주님께 순종하는 것이 우리의 참된 자유이며, 주님을 찬양하는 것이 우리의 영원한 노래이며, 주님을 사랑하는 것이 우리의 유일한 선택임을 깨닫게 하소서. 오직 주님만이 우리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주실 수 있습니다.
이번 소설가 한강 씨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것에 감사를 드립니다. 이를 통해 우리 대한민국이 성숙한 문화 민족임을 깨닫게 하는 쾌거였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이전투구로 죽기 살기로 아귀다툼하는 정치권을 보면서 이제는 좀더 성숙한 지성인으로 품격 있는 정치를 해주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 있음을 고백합니다.
삶과 죽음을 주관하시는 주님, 주님 안에 우리의 삶이 우리의 생명이 있음을 깨닫게 하셔서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서 우리를 자유케 하소서. 십자가에 달리신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의 죽음 역시 죽었으니 주님이 부활하셨듯 우리 또한 생명으로 일어나게 하소서.
주님의 사랑으로 우리의 생명이 온전케 됨을 압니다. 우리의 삶을 주님께서 주신 선물로 받아들이게 하소서. 우리는 권력을 사용해서라도, 폭력을 써서라도 이 삶을 완벽하게 보장받고 싶어합니다. 그렇게 확실성을 구하고 다른 이들을 부러워하거나 관심을 끌기 위해 애쓰지 않도록 우리를 도우소서. 우리는 두렵습니다. 우리는 본래 기쁨과 생명을 누리기 위해 창조되었음을 압니다. 그러니 우리가 삶을 선물로 받아들이고 사는 법을 익히게 하소서. 우리의 존재가 타인에게 기쁨이 되게 하소서.
이 가을 시인 윤동주의 ‘서시’가 생각납니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가을엔 기도하게 하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