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대부흥 시절 굳센 믿음 지녔던 작자미상의 신앙고백 찬송
찬송 시 ‘내 평생 소원 이것뿐’은 우리나라에서 1908년에 발간된 ‘찬숑가’에 실린 작자미상의 한국인이 지었다. ‘찬숑가’는 이전에 발간된 ‘찬미가’(1892), ‘찬양가’(1894), ‘찬셩시’(1895) 보다 번역도 잘 다듬어진 장로교 · 감리교 연합찬송가이다. 당시 미국 북장로회와 남장로회, 캐나다 장로회, 호주 장로회, 감리교 선교단체인 미국 북감리회와 남감리회 등 6개 선교회가 연합한 선교부 연합공의회 찬송가위원회 편찬으로 출판되었다.
러일전쟁과 을사늑약으로 민족적 위기 상황이던 1903년 원산 부흥 운동으로 시작된 1907년 평양 대부흥 운동은 전국에 확산하며 장로교와 감리교는 연합운동과 함께 장·감 연합찬송가인 ‘찬숑가’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곡명 AZMON은 원래 독일 작소니-안할트 바이센펠스 태생 작곡가이자 칸토르인 글뢰저(Carl Gotthelf Gläser, 1784-1829)가 작곡했다. 그는 마을 교회 칸토르인 아버지로부터 음악 교육을 받은 후 라이프치히의 성 토마스 학교를 나와 바르멘 교회의 칸토르가 되었으며, 성악, 피아노, 바이올린을 가르치며 지휘자로 활동했고, 음반과 악기 대여 회사를 설립했다. 그는 수많은 노래책과 ‘음악 어휘집’ 등 음악 이론 서적을 저술했고, 어린이 노래, 코랄, 교회 합창, 모테트, 합창곡을 작곡했다. 이 곡은 1828년에 작곡한 ‘내 입이 주님의 영광을 천 배나 노래하게 하소서’(‘Mein Mund besinge tausendfach den Ruhm des Herrn der Welt’)이다.
글뢰저의 원곡을 개작한 이는 미국 교회 음악의 아버지로 불리는 로웰 메이슨(Lowell Mason)이다. 메이슨의 노력으로 미국의 기본적인 음악 원리가 확립되었으며, 당시만 해도 황폐한 불모지에 교회 음악은 물론이요, 어린이 음악, 학교 음악, 고전 합창, 생활 음악, 음악 교육 방법 등 더 높은 음악 문화의 기초를 마련하는 데 공헌했다.
메이슨은 글뢰저의 멜로디를 개작해 1839년 자신이 편집한 찬송가(‘Modern Psalmist’)에 2박자 버전으로 출판했고, 이후 3박자 버전으로 변경 출판했다.
곡명 AZMON은 민수기 34장 4, 5절에 나오는 가나안 남쪽 도시 이름이다. 가데스 바네아 서북쪽 약 6km 지점에 위치한 지금의 ‘아인 엘 카세이메’로 추정된다.
김명엽 장로
<현 연세대 객원교수·교회음악아카데미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