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이슈] 한국교회 순교자들 (4) 최봉석  목사 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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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목사의 지혜로 생매장 위기에서 모면

“예수천당” 외치며 우상과의 싸움서 헌신

최 목사는 “사람 죽는다! 사람 죽네!” 하며 냅다 소리를 질렀다. 집에서 사람들이 신을 신기 무섭게 달려왔다. “뭐야?” “예수 믿고 천당 가시오. 예수 안 믿으면 다 죽소!” “뭐 어째? 이놈의 영감쟁이가 누굴 놀리는 거야?” “여러분, 예수 안 믿으면 다 죽어요. 알겠어요?” 장정들은 화가 나서 최 목사를 때리려 했다.

최 목사는 얼른 도망치려 했다. 그러나 60대 노인이 빨리 뛸 수가 없었다. 그때 문득 생각나는 것이 있었다. “나는 하나님의 사신이오!” 목소리는 벽력 같았다. 마패 비슷한 메달을 내보였다. 워낙 위엄 있던 사람이라 모두 그 자리에 엎드러지고 말았다. 그 메달은 남만주에 전도 목사로 파송 당시 장로회 총회에서 표창 받을 때의 은메달이었다. 그 은메달을 내보이자 저녁 햇빛에 반짝반짝 빛나는 것이 산골 농민들 눈에는 암행어사 마패로 보인 모양이었다.

“흙이나 파는 두더지가 뭘 압니까? 용서하십시오.” 모두 싹싹 빌었다. “나는 여러분이 이런 깊은 산골에서 하나님을 섬길 줄도 모르고 지내는 것이 불쌍해 하나님 섬기는 도리를 가르쳐 주려고 온 하나님이 보내신 사신이오. 아까 내가 한 말은 거짓말이 아니오. 사람은 하나님을 안 섬기면 다 죽소!” “하나님만 섬기면 우리 죄는 다 용서되는 겁니까?” 이렇게 되니 문제는 간단했다. 인근에 사는 사람들을 모두 불러 모았다. 그리고 교회를 하나 더 세웠다.

황해도 곡산은 미신이 아주 성한 곳으로 전도가 어려운 고장이었다. 최 목사는 자진해서 곡산에 갔다. 그는 우선 사당부터 찾아가서 불을 질렀다. 동네 사람들이 모두 나와 한편에서는 대성통곡을 하면서 우리 동네 망한다고 울부짖었다. 청년들은 최 목사를 죽이려고 달려들었다.

그들은 최 목사를 사당 옆 구덩이에 생매장하려고 몰아넣었다. 그리고 어린아이로부터 노인까지 저마다 손에 돌멩이를 들고 던지려 했다. 마치 스데반 집사처럼 처형을 당할 순간이었다. 그때 최 목사는 화전민들을 전도할 때 사용한 은메달 생각이 나서 번쩍 꺼내 들었다. 그리고 고함을 쳤다.

“이 십자가에 새겨진 것은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에서 받은 은메달인데, 이것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때려죽여도 괜찮으면 죽이시오!” 이렇게 외치니 그 황해도 산골 사람들도 그 메달을 무슨 마패로 알았는지, 서서히 돌멩이를 땅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오히려 모두가 무릎을 꿇고 엎드려서 빌었다. “우리가 모르고 그랬으니 살려주시오.” 그러자 최 목사가 “살려면 예수를 믿으시오! 사는 길은 오직 예수 믿는 길이오” 했다. 최 목사는 이곳에서 3개월을 머물며 교회를 세웠다.

번뜩이는 최 목사의 지혜에 담긴 하나님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었다. “예수천당”을 외치고 다니는 것을 가장 잘 이해해주고 고맙게 생각한 분이 길선주 목사였다. 당시 평양만도 초교파적으로 50여 명의 교역자와 2만여 명의 신도가 있었다. 최 목사는 집에 있는 신주(神主)를 때려 부수는 것부터 시작해서 우상과의 싸움을 일평생 계속했다.

평안북도 초산 지방을 지나는데 점잖은 분이 걸어가고 있었다. 두루마기에 중절모를 쓴 것이 촌사람치고는 그럴 듯했다. “여보, 영감님, 예수 믿고 구원받으시오.” 전도용지를 주니 “나는 천도교 대령이오. 우리나라는 포덕천하(布德天下)에 광제창생(廣濟蒼生)인데 그깟 놈 서양 종교 시시한 예수를 누가 믿겠소” 하고 노발대발하며 “당신 같은 이나 천당인지 지당인지 잘 가소” 하면서 최 목사가 주는 전도용지를 뿌리쳤다. 최 목사의 말이 “한 가지 묻겠소. 여기 좋은 쌀밥 한 상 있고 저쪽에는 똥이 있다면 당신은 어느 것을 먹겠소?” “에이, 여보시오. 그걸 말이라고 하오?”

이승하 목사<해방교회 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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