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지성] 탈북민의 시대적 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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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 때 시대적 사명은 왜구가 침략해 국토를 짓밟을 때, 전국각처에서 의병을 일으켜 왜구를 막는 것이었다. 일제 강점기 때 시대적 사명은 일본제국주의의 침탈에 국민들이 거족적으로 항일투쟁을 통해서 일본의 침탈을 막아내는 것이었다. 이처럼 각 시대마다 시대정신이 있다. 

오늘날의 시대정신은 무엇인가? 그것은 이념을 구실로 독재정치를 통해 무고한 주민들을 억압하는 북한의 폭력정권을 청산하고 민족의 염원인 남북한 통일을 이룩해 내는 것이다. 일제라는 이방 민족이 우리 민족을 억압해 수탈을 당하던 것도 억울한데, 하물며 같은 동족한테 억압을 당하는 것을 생각하면 분노가 치밀어 오르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북한 독재정권으로부터 직접 피해를 당한 탈북민들이야 말로 그 아픈 상처를 말로는 다 표현하기 어려울 것이다.

국가의 존재 목적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굶어 죽고, 매 맞아 죽고, 얼어 죽는 등 억울하게 생명권을 박탈당한 때가 얼마나 많았던가? 북한 정권의 학정을 이기지 못해 탈북한 사람들은 험준한 산을 넘고 사선의 강을 넘어 남한으로 오기까지의 눈물겨운 시련과 고통을 당했다. 

북한의 학정을 뚫고 탈북한 이탈주민들은 각각 고난을 당한 모습이 다르기는 하겠지만, 대부분 그 고통이란 이루 헤아리기 어려울 것이다. 특히 고난의 행군 시기(1994~1998)에 탈북한 북한 이탈주민들은 생명권 보장을 위해서 탈북한 이들이 많다. 오늘날 북한 정권의 억압을 뚫고 탈북한 이탈주민들에게 왜 탈북했느냐고 묻는다면 북한에는 희망이 없어서 탈북했노라고 대답하는 탈북민들이 많을 것이다. 인간은 희망을 먹고 살아가는 사회적 존재들이다. 모진 고통을 무릅쓰고 희망의 길을 택한 탈북민들은 남한에서 희망의 날개를 펼치기를 기도한다. 북한에서는 뼈 빠지게 일해도 보상을 받지 못할 경우가 많을 것이지만, 남한은 일한 만큼 보상을 받는 사회이다. 특히 자녀들이 있는 경우 열심히 일해서 자녀들을 잘 교육시킨다면, 그 자녀들이 남한에서 큰 인물로 성장하며, 남한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 세계를 향해 일할 수 있는 희망의 길이 열릴 수 있다. 그런 희망을 보노라면 삶의 보람과 기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시대가 의인을 부른다. 북한을 가장 잘 알고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이들은 탈북민들이다. 통일시대를 앞두고 나는 하나의 개인이 아니라 시대적 사명을 완수해야 할 위대한 지도자들임을 한시도 망각하지 말기를 소망한다. 

한반도는 지정학적으로 미국과 일본의 해양세력과 중국과 러시아의 대륙세력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있는 곳이다. 제2차 세계대전 후 분단된 나라들이 모두 통일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한반도만이 세계 유일하게 분단되어 있는 것도 이러한 특수한 지정학적 여건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남한의 국민들 중에는 이러한 지정학적 문제 극복에 소극적인 이들도 있지만 이런 태도는 결국 영구분단을 초래하게 될 것이다. 탈북민들은 이런 소극적인 통일관을 배척하고 주인의식을 가지고 보다 더 적극적으로 ‘시대정신 실현’에 앞장서는 ‘통일의 선구자들’ 되기를 바란다. 시대가 의인을 부른다. 행동하는 의인이 역사의 주인공이 될 것이다. 

조인형 장로 

– 영세교회 원로

– 강원대 명예교수

– 4.18 민주의거기념사업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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