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지도력 개발의 필요성
필자가 1998년에 10년간의 미국 유학을 마치고 귀국해 보니 장신대 선교대학원의 교수로는 서정운 총장과 이광순 선교대학원장 단 두 명뿐으로 간부들만 있고 부관이 단 한 명도 없는 격이었다. 필자의 학위논문 부제가 ‘유대 율법과 이방인 선교의 상관관계’라는 ‘예수의 안식일 논쟁’에 관한 논문집을 귀국 보고로 증정했는데, 그것을 본 서정운 총장이 선교대학원의 영어 강의를 맡겨서 한 학기에 무려 22.5시간을 담당한 적도 있었다. 그때 가르친 학생 중 몇몇은 지금 인도네시아와 케냐와 나이지리아 등지에서 총장과 총회장과 교수와 목회자가 되어 중추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장신대가 이광순 교수의 헌신으로 일찍이 세계 곳곳에 현지인 목회자와 학자를 세운 것은 너무나도 귀한 일이다. 그때 장신선교회의 활동도 활발해 수십 명의 학생들이 학생 견습 선교사로 나가서 학창 시절에 선교 경험을 쌓았다. 주안교회의 주승중 목사가 통합교단의 세계선교 부장으로 1년 동안 재직할 때, 우리 집의 셋째도 장신대 학부 신학과 학생 자격으로 온두라스에 학생 견습 선교사로 나가서 1년간 선교 경험을 쌓은 적도 있다.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인도네시아는 1945년 8월 17일에 해방을 맞이했다. 350여 년 동안 네덜란드 식민지로, 잠시 동안 일본의 점령으로 고난을 당한 바 있다. 해방을 기념하기 위해 각 기관, 학교, 교회는 대대적인 축하 행사를 한다. 수도 자카르타가 있는 자바섬에 인도네시아 전체 인구의 50% 이상이 밀집해 있다. 거의 무슬림인 인도네시아에서 크리스천은 나라 곳곳에 퍼져 있기는 하나, 지역과 족속에 따라 뭉쳐 사는 형태이다. 그러니까 나라 전체적으로는 개신교 7%, 가톨릭 3%로 크리스천 인구가 10%이지만 반둥과 자카르타 등이 있는 서부 자바는 크리스천 인구를 1% 미만으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갖은 난관을 뚫고 곳곳에 교회가 세워지고 있는 것은 은혜 중의 은혜이다. 계속해서 인도네시아 땅에 기도와 사랑을 쏟아야 할 이유이다.
인도네시아 기독교인 수는 전체 인구의 13%로 추산된다. 이는 전체 인구에서 기독교인의 수는 약 4천200만 명으로 볼 수 있다. 교단 수는 270개 교단을 상회하고 있으며 교회개척의 열기와 함께 교회 수도 매년 증가하고 있고 기독교인 수도 대도시를 중심으로 크게 성장하고 있다. 이러한 양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목회, 설교, 교회학교 교육, 교회음악 등 여러 면에서 지도자의 빈곤을 겪고 있다. 결국 인도네시아 교회의 미래와 발전은 현지 지도력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장신대 재학생을 중심으로 한 학생 견습 선교사의 제도는 유명무실한 단계에 접어들었다. 그 이유는 선교학 교수 중에 선교 현장에 있었던 교수는 영국 선교사로 20년 넘게 몸담았던 남성현 교수 단 한 사람뿐이기 때문이다. 선교학 교수가 선교 현장경험이 없는데, 어떻게 학생들이 견습 선교사를 지망하겠는가? 더군다나 장신대에는 선교대학원이 임성빈 총장 때 폐쇄되어 지금까지 이르고 있다. 어찌 선교하지 않겠다는 장신대에 선교사 지망생이 입학하겠는가? 속히 선교 현장경험이 있는 교수가 장신대에 채용되어야 하고, 선교사의 재교육을 위해서 선교대학원도 조속히 장신대에 문을 열어야 한다.
소기천 박사
<장신대 은퇴교수, 한국교회정론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