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주를 여는 시의 향기] 감사의 은혜 (합 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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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잎

노오랗게 물드는 날이면

나는 황금 들녘을 쏘아본다.

넉넉한 이 곳에서

산다는 시늉 하나만으로

아담을 닮아가는

휘어진 나의 허리를 보면서

이 가을을 안는 버릇이다.

감사를 외우며

내 맘에 쏘옥 드는 날이면

영광 영광이소서를 외쳐대고

그와는 영 딴판일 때는

시무룩하여 삐걱거림은

정녕 달팽이를 닮은

나의 신앙 때문이다.

지난 날

감사를 저울질 해 온

앵무새의 서툰 발음으로

감사절에 내뱉듯

오늘 이렇게 다시 달아본다.

이 들판 어느 모서리에서

거울을 보며

자화상을 찾아 웅변을 듣는다.

감사의 온기(溫氣) 돋아나는

사랑의 가슴으로

웃음 피어나는 은혜를 느낀다.

감사의 바람 일고난

나의 입가엔 한결 온 몸을 적시는

액센트 하나 파르르 울린다.

나의 원대로가 아닌

그분의 뜻대로인

비록 외양간에 소가 없을지라도

은혜만 보이는 감사이어라.

<시작(詩作) 노트>

구약 하박국서를 읽다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하는 선지자의 예언을 웅변으로 듣게 된다. 11월 감사의 달에 다시금 범사에 감사할 것을 배운다. 하박국 3장 17절은 매우 은혜로운 구절이다. “비록 무화과나무가 무성하지 못하며 포도나무에 열매가 없으며 감람나무에 소출이 없으며 밭에 먹을 것이 없으며 우리에 양이 없으며 외양간에 소가 없을지라도…” 18절에선 “나는 여호와로 말미암아 즐거워하며 나의 구원의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기뻐하리로다”했다. 참으로 놀라운 감사의 노래이다. 모든 것이 은혜임을 깨닫게 되면 감사할 것이다. 무엇보다 구원의 은혜를 안다면 범사에 감사하리라.

김순권 목사

<증경총회장•경천교회 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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