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갇힌 자에게 복음을, 풀린 자에게 사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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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의날을 10월 28일로 제정하고 교정관련 종사자들의 사기를 높이고 재소자의 갱생의지를 키우기 위한 기념일로 제정했습니다. 교정의 날을 즈음하여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통합)는 경찰교정선교주일을 11월 둘째 주일로 정해 경찰선교, 교정선교, 소방선교 등 특수선교를 활성화하기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빛과 어두움이 공존하는 이 시대에 크리스천의 역할을 생각해봅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을 향해 “내가 주릴 때에 너희가 먹을 것을 주었고 목마를 때에 마시게 하였고 나그네 되었을 때에 영접하였고 헐벗었을 때에 옷을 입혔고 병들었을 때에 돌보았고 옥에 갇혔을 때에 와서 보았느니라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마 25:35~40중)고 말씀하셨습니다. 

요즘 시대를 사랑이 메말라가는 시대라고 합니다. 우리 한국사회도 예외 없이 사랑이 식어가고 매정하며 이기적인 사회로 변해가고 있음을 느낍니다. 경로효친 사상이 점점 사라지고, 묻지마 범죄 및 정신질환에 의한 우발적 범죄, 약물 복용자에 의한 사건 등 다양한 범죄가 증가해 갈수록 사회적 불안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범죄도 없고 악인도 없어 감옥(교도소)이 필요 없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러나 현실은 결코 그럴 수 없습니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죄성을 가지고 태어났기 때문입니다. 법과 제도적 장치가 잘 갖춰진 현대사회지만 여전히 우리의 기대와 상관없이 범죄는 계속 발생하고 있으며, 마약 청정지역이라 불리던 대한민국마저 마약사범(2만 명 이상)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향락적이고 왜곡된 사회 분위기에 기인한 성범죄자들의 숫자도 급증해 교도소의 수용인원이 차고 넘칠 지경이라고 합니다. 

참으로 우려되는 시대말 현상이라 하겠습니다. 사전에 범죄를 예방하고, 재범을 막는 노력은 더이상 남의 일이 아닙니다. 죄지은 자들을 갱생교화하는 일에 모두가 앞장서서 힘을 모아야 할 때입니다.  

전국 56개 교정시설에서 매년 4~5만 명이 사회로 출소합니다. 이 중에 오갈 데 없는 무의탁 출소자들은 재범에 노출되기 쉬운 취약계층입니다. 우리 사회에는 사회안전망 구축을 위해 보호관찰에 관한 법률과 자치단체별 조례를 만들어 놓고 출소 시점을 기반으로 법무부에서 관리하는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26개소)과 민간법무보호법인(8개소)에서 이들을 수용해 일정 기간(최대 2년) 의식주 문제를 해결해주며 교육훈련과 자격증 취득 및 취업알선, 생업조성 등 건강한 사회복귀를 돕고 재범을 예방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무의탁 출소자가 매년 8천 명 이상으로 현재의 수용시설로는 50% 정도밖에 감당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적극적으로 돌봐주면 재범률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은 통계가 말해줍니다. 범국가적으로 이들을 돌봐주는 정책적 배려가 시급한 상황이라 생각합니다. 출소 후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사회적 약자들을 돕고 있는 여러 민간법인(갱생보호)에 대한 제도적인 예산 지원이 절실합니다. 환경적으로 사회적으로 수혜를 많이 받은 사람들이 이들에 대해 사회적 책임감을 사랑의 마음으로 후원의 손길을 뻗는 일에 사회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동참해나가길 희망해봅니다.

또 다른 문제는 이들을 돕는 시선과 인식을 바로 가져야 한다는 점입니다. 실제 교정복지 현장 종사자들과 법무부 자료 등을 살펴보면 범죄를 저지른 상당수의 사람들이 가정환경이 열악해 극도의 생활고로 정상적인 교육의 기회를 갖지 못해 인격 형성의 문제가 생긴 점과 출소 후 사회적 냉대와 편견으로 인해 자포자기적 누범으로 가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세상과 단절해 있는 동안 변해버린 사회에 미처 적응하기도 전에 잠잘 곳과 배고픔으로 인해 사회를 원망하고 자신을 비관해 또다시 범죄를 저지르는 불행이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서 우리 믿는 자들이 먼저 그들에게 다가가 복음과 사랑으로 갇힌 자에게 말씀을, 풀린 자에게 사랑을 베풀어야 합니다. 이 일은 말처럼 감당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한 영혼을 살리고 사회가 건강한 안전망을 구축해 나가도록 믿는 자들이 주님의 마음으로 앞장서서 사랑의 수고를 계속해야 할 것입니다.

박종민 장로

<사단법인 세계교화갱보협회 사무총장, 영락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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