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7일에 있었던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에 대한 ‘매일경제’의 보도 내용(인터넷판/ 차OO, 지OO 기자)은 ‘매일경제도 언론인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만드는 것이었다. 위의 집회에 대한 매일경제의 보도는 “시민 공간 점령한 100만 집회… 행인·관광객 ‘차라리 귀 막자’”라는 제목에 부제(副題)를 “광화문·여의도 종교집회에/ 세종대로 6개 차선 통제/ 시내 간선도로 극심한 정체/ 나들이 시민들 불편 호소/ 규제 피해 고성·합창 반복/ 잇단 소음에 관광객 ‘눈살’”로 달아 작정하고 집회의 부정적인 면을 부각하려는 편파성을 보여주고 있다. 기사의 내용도 베네수엘라 관광객이나 주말 나들이를 나온 사람의 인터뷰를 통해 소음에 대한 불평과 원망, 기독교에 대한 비판적 보도로 일관했다.
요즘 언론이 정치적 성향에 따라 편파적 보도를 일삼고 있음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위의 ‘매일경제’의 보도 행태는 언론으로서의 품위를 상실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전국 각지에서 어떤 목적을 가지고 100만 명 이상의 국민이 집회로 모여 무려 3시간 이상 진행했다면, 그 집회의 관계자나 참석자들과 인터뷰해서 왜 저들이 모여야 했고, 어떤 주장을 했는지의 내용을 보도하는 것이 마땅한 언론의 자세이다. 그 보도의 중심이 ‘국민일보’처럼 옹호와 긍정이든지, ‘경향신문’처럼 비판과 부정이든지의 문제는 탓할 바가 못 된다.
그러나 위의 기사에서 ‘매일경제’는 집회의 목적이나 참가자들의 메시지 등 본질적인 내용은 아예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언론의 사명을 망각한 처사라고 볼 수밖에 없다. 대규모 집회가 사회적 이슈와 관련된 의견을 표출하는 중요한 자리라는 점에서, 언론은 이를 단순한 혼잡 유발로만 다루기보다는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이 내세운 주요 주장과 배경을 함께 전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날 집회의 주최 측은 성경적 가치 수호를 강조하며, 동성 결혼과 포괄적 차별금지법 반대를 외쳤고, 성적 자기결정권이라는 미명 하에 어린 자녀의 성의 가치를 훼손하는 시도를 멈추라고 주장했다. ‘매일경제’의 보도 방식은 이러한 배경을 배제하고, 부정적 요소만을 강조함으로써 독자들이 집회 의도와 메시지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매일경제’의 이번 보도 행태는 언론이 사건의 양면성을 공정하게 전달할 의무를 다하지 못한 사례로 지적되어야 마땅하다.
문성모 목사
<전 서울장신대 총장•한국찬송가개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