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긴과 보아스] 로뎀나무인가, 에셀나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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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중부지역노회협의회 임원분들과 청남대를 다녀왔다. 아름다운 공기와 울긋불긋 나뭇잎들이 제 색깔로 자태를 드러내고 있었다. 질서정연하게 가꾸어진 정원과 빼곡하게 숲을 이루고 있는 나무들은 우리들의 마음에 잔잔한 전율을 느끼게 하며 큰 기쁨을 안겨 주었다. 세상을 온통 단풍으로 물들여놓은 아름다운 풍경에 잠겨 잠시 예수님이 사셨던 이스라엘에 있는 나무들을 떠올려 보았다. 우리나라 교회 카페나 쉼터 이름으로 잘 알려진 ‘로뎀나무()’와 창세기 21장에 나오는 ‘에셀나무()’이다.

바알선지자 450명과 갈멜산 대첩을 승리로 이끈 영웅의 모습이었던 엘리야가 이세벨의 칼날이 무서워 갈멜산에서 이스라엘의 최남단지역인 브엘세바까지 도망쳐 와서 ‘로뎀나무’ 밑에서 죽기를 간청하고 있다. 엘리야는 왜 로뎀나무 밑에서 죽기를 간구했을까? 로뎀나무 아래서 햇빛을 피하는 것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가장 비참한 신세를 상징한다. 광야의 백성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햇빛은 저주를, 그늘은 은혜를 상징한다. 로뎀나무는 빗자루같이 엉성한 가지로 뻗어 있어서 그늘을 거의 만들지 못한다. 그럼에도 로뎀나무 그늘에서나마 쉬려고 머리를 들이밀고 있는 모습은 광야에서 가장 비참한 상황임을 나타낸다. 

아브라함의 가정에 이스마엘의 일로 불화와 어두운 그림자가 짙게 깔리게 되었다. 이 일로 하갈과 이스마엘은 집에서 쫓겨나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광야에서 물이 떨어져 죽을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두 모자는 네게브 지역 브엘세바 광야에서 방황하다가 그의 아들을 ‘관목덤불’ 아래에 두고 자식이 죽는 것을 참아보지 못하겠다고 마주 앉아 방성대곡한다.(창21:14-16) 여기서 ‘관목덤불’로 번역된 나무는 ‘로뎀나무’를 뜻한다. ‘로뎀나무’는 ‘시궁창’이란 뜻이다. 당시 하갈은 기갈로 죽어가는 아들 이스마엘에게 조금이라도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충분한 그늘도 만들지 못하는 가시나무임에도 불구하고 그 나무 가운데 하나를 택해 그 아래 눕게 했다. 이는 전능하신 하나님의 도움을 받기 이전의 인간의 모습과도 같다. 비참한 상황에 놓여 있었던 엘리야나 하갈과 이스마엘 모두 그 상황으로부터 생명과 자유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로뎀나무’ 때문이 아니라, 그들이 처한 상황가운데 찾아와주신 하나님의 사랑의 손길이 있었기 때문이다. 로뎀나무 아래에 놓여 있었던 것은 당시 이스라엘이 처해 있었던 비참한 상황을 암시하는 것이다. 우리가 처한 상황도 로뎀나무 아래에 놓여 있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모습과 별로 다르지 않다.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쟁이나 종교적 갈등과 국내 정치, 경제, 문화, 사회 전반에 흐르고 있는 대립과 극단적인 태도들은 로뎀나무 아래에 누워서 죽기를 간구했던 엘리야의 모습과 다를 바가 없다. 

이런 위기에 처해 있는 우리가 살 수 있는 길은 오직 하나님이 우리 가운데 찾아오시는 것이다. 로뎀나무가 이스라엘 백성들이 처해 있는 비참한 상황을 상징하는 나무라면,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장 좋아하고 그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는 나무는 ‘에셀나무’이다. 이스라엘은 60% 이상이 네게브라고 불리는 황량한 광야로 덮여있다. 광야의 백성인 이스라엘은 인생을 광야에 비유하면서 광야와 같은 인생길에서 하나님이 주시는 최고의 쉼과 안식을 말할 때 반드시 등장시키는 나무가 에셀나무이다. 다음호에 이어서 에셀나무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황순환 목사

<서원경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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