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고향은 이원수(1911-1981) 선생이 작사한 ‘고향의 봄’ 노래가 연상되는 경남 함양군 마천 산골이다. 3도 5군에 걸쳐 있는 지리산 천왕봉을 마천에서 가깝게 오를 수 있다. 지리산 정기가 흐르는 마천은 산 높고 물 맑고 인심 좋은 고을이다. 여기서 자란 나는 일제시대부터 할아버지가 삼아 주신 짚신을 신고 십리길 도촌 동네에서 땅벌 ‘가흥’에 있는 마천초등학교에 다녔다. 이 짚신을 신은 농부들은 물뭍 오랑캐가 쳐들어 오면 호미 괭이를 두고 활과 창으로 나라를 지켰다. 바로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의 나라 겨레 이웃사랑 정신이 짚신에 다 담겨 있는 것이다.
조상의 빛난 한국의 얼이 담긴 짚신을 구두시대에 사랑하며 짚신을 정신적 문화재로 생각하며 중고교 대학 강단에서 나는 짚신을 실내화로 신었다. 소박 진실한 가을하늘 같은 한국의 얼 짚신정신을 힘차게 교육했다. 한글정신 짚신정신으로 하나님께 기도하며 참삶 뼈삶 빛삶의 인물이 되라고 열심히 가르쳤다. 1999년 3월 1일 삼일절 80주년이 되던 날 나는 연세대 사회교육원 문창과정 제자들 중심으로 서울 광화문 한글회관 강당에서 짚신문학회를 창립했다. 한글학회 이사장 허웅(1918-2004) 박사와 극작가 차범석(1924-2006) 교수가 축사해 주셨다. 그간 한글사랑 나라사랑 짚신사랑정신으로 우리말과 글과 얼을 사랑하며 짚신문학회는 행사 때마다 기도 먼저 하고 도산 안창호(1838-1938) 선생이 지은 애국가를 4절까지 다 부르며 26년간 발전을 이루어 왔다.
짚신문학도 25권 내고 짚신시낭송도 79회 실시했다. 짚신문학상도 23회를 실시해 이실태, 임문혁, 신재미 같은 한국문단 중추적 문인을 많이 배출시켰다.
짚신창립 20주년 기념으로 내가 살던 도촌(속칭 섬말) 언덕에 짚신문학기념비를 2019년 573돌 한글날에 세웠다. 2010년도 초에는 마천 전통시장 옆에 조선조 성종 때 영남학파 대표 점필재 김종직(1431-1492)과 조선조 중종조 시조시인 개암 강익(1523-?)의 문학비와 함께 나의 시조 ‘우리 마천’ 시비가 서 있다. 함양읍내 상림공원 안의 시공원에도 나의 시비 ‘상림찬가’가 있다. 나는 꿈꾸어 오던 짚신문학관 건립을 올해 세우기로 하고 그 후보지를 기도했다. 나의 선조 뼈가 묻혀 있는 마천 고향땅에 세우기로 했다. 마천도서관도 겸할 짚신문학관은 후보지 선정하고 건축하려면 수억 예산이 필요했다. 고향 후배 허태오 님과 상의하며 택한 곳이 구 의탄초등학교 교실 한칸을 쓰기로 하고 7월 18일에 백승철 금계영농조합법인 대표와 계약해 일단 짚신문학관이 마련되었다. 짚신문학회 관계자료와 나손인문학연구실 자료도 비치하고 있다. 11월 4일 월요일 오전 11시 30분 짚신문학회 주최 짚신문학관 개관식이 마천면 금계길 1 지리산둘레길함양센터 안에서 조촐하게나마 뜻깊게 짚신회원 마천면민 함양 문인들이 함께 모여 소망 넘치게 진행됐다. 원광호 14대 국회의원 함양군수 함양군의회 의장 함양문화원장의 진지한 축사와 연세국문과 명예교수 설성경 박사의 격려사로 짚신문학과 나손 인문학 발전을 비는 말씀이 뜨거웠다.
한글학회를 비롯 세종대왕기념사업회 한국장로문인협회, 재경함양향우회, 마천향우회, 흥사단 동숭분회, 마천중학동창회, 마천초등동창회, 한국문협 함양지회 등의 단체에서 꽃을 보내 자리를 빛내 주었다. 앞으로 옛 의탄초등학교 전체 건물이 짚신문학관이 되어 마천에 창립된 짚신문학관이 세계문학관으로 크게 발전되리라 믿는다. 한강작가 뒤를 이어 제2, 제3으로 이어지는 노벨문학상 후보가 짚신문학회에서 나오길 기대하며 뜻 깊고 자랑스런 짚신문학관의 무궁한 발전을 빈다.
오동춘 장로
<화성교회 원로, 문학박사,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