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이 어디 한둘일까만 힘만큼 중요한 것이 또 있을까? 몸을 움직이고 살아가려면 체력이 있어야 지탱하고 버틸 수 있다. 이런 육체적인 힘도 있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정신적인 힘이다. 보통 능력이라는 말로 표현되는 이 낱말 속에는 여러 가지의 힘이 다 포함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육체적인 힘은 우선 잘 먹고 영양을 보충해야 지속적으로 우리에게 힘을 공급하게 되는 것이지만 정신적인 능력은 부단한 노력으로 전문지식도 쌓고 열심히 살아감으로써 쌓여져 가는 것이다.
그런데 살아가면서 터득하는 것 중의 하나가 세상사는 노력과 정비례해서 모든 것을 정확하게 계산해서 돌려주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 아닌가 한다. 분명히 하라는 대로 했고 정직하게 살면서 열심히 했는데 결과가 신통치 않을 수도 있고 예상치 않은 일로 실패할 수도 있다.
왜 그럴까? 원인을 찾아보지만 잘 모르겠다. 이럴 때 기독교인이라면 그 특권을 보검처럼 사용해야 한다. 내가 기도하고 했는가 하는 질문을 심각하게 던지고 겸손하게 그 해답을 찾고 그에 따라 두 손 놓고 순종해야 한다.
성경은 우리에게 끊임없이 가르치신다. 내게 청종하며 축복하시겠다고. 그 간단한 명령을 우리는 어리석게도 지키지 못함으로써 딴 길로 가서 헛 힘만 빼는 경우가 허다하다.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일을 할 수 있다고 외친 바울 사도의 음성에 귀를 기울이자. 모든 힘은 하나님께로부터 나온다. 다른 곳에는 힘의 원천이 없다. 어깨에 힘을 빼지 않은 채 드리는 기도는 상달되지 않더라는 게 늙고서야 깨달은 지혜라면 너무 가엾을지 모르지만 그렇게라도 기회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졸지에 큰 조직의 대표 자리를 맡고 규모가 크고 매우 중요한 국제대회를 주관하게 되었다. 할 수 있는 일은 기도밖에 아무것도 없었다. 힘이 없고 경륜이 부족하니 도와주시옵소서. 조직원들을 하나 되게 하시고 모든 일을 합력해서 선을 이룰 수 있도록 인도하여 주시옵소서. 그러는 동안 엄청난 은혜를 받았고 마음은 고요할 정도로 편안했다. 하나님은 불쌍한 아낙의 기도를 들어 주셔서 4일간의 큰 대회가 아무 사고 없이, 알차게 막을 내렸다.
오경자 권사
신일교회
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