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언론의 트럼프 대선 예측 실패는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언론의 편향성과 의존성, 그리고 현실과 괴리된 분석 관행을 드러낸 사례이다. 한국 언론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첫 번째 문제는 한국 언론의 편향성이다. 한국 언론의 상당수는 트럼프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강하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언론은 객관적 사실보다는 트럼프 패배를 바라는 감정이 예측에 개입하도록 만들었다. 결과적으로, 트럼프가 아닌 민주당 후보에 유리한 기사들이 쏟아졌고, 보도는 예측이 아닌 일종의 희망 사항을 반영하는 경향을 보였다.
둘째로, 한국 언론은 미국 주류언론의 보도에 지나치게 의존했다. ABC, CNN,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민주당 성향의 언론이 헤리스 후보를 지지하는 보도를 내놓자, 한국 언론도 이를 검증 없이 받아쓰며 반복했다. 신뢰할 만한 분석 기관인 라스무센 리포트와 RCP(RealClearPolitics) 등 여론조사 전문 기관의 결과는 일찌감치 트럼프의 우세를 예측했지만, 한국 언론은 이를 거의 다루지 않았다. 특정 성향의 데이터만을 무비판적으로 인용하는 것은 전문성을 의심하게 만든다. 이런 선택적 인용은 한국 독자들에게 왜곡된 정보를 제공해, 실제 결과에 대한 이해를 막았다.
세 번째로는 ‘현지 감각’의 부재이다. 한국 언론사는 미국에 특파원을 두고 있지만, 그들의 보도가 현지의 정치적 분위기나 유권자들의 감정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독자들은 미국의 현지 상황을 직접 경험할 수 없기 때문에, 현장의 감각과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현실은 그 반대였고, 이는 언론의 정보 전달 책임을 방기한 것이나 다름없다.
예측 실패 이후 한국 언론의 태도는 더 큰 문제이다. 대선 결과가 나온 후, 한국 언론은 이와 관련된 예측 오보에 대해 제대로 된 반성이나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언론의 사명은 진실을 전하고, 독자에게 균형 잡힌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특정 입장에 편향되거나 ‘바람’에 의해 좌우되는 보도는 언론의 신뢰성을 무너뜨리고, 독자에게 왜곡된 세계관을 전달할 수 있다. 이번 미국 대선 보도를 계기로 한국 언론은 편향성을 버리고 다양한 시각을 반영하는 균형 잡힌 보도를 지향해야 한다. 이러한 변화가 없다면 한국 언론은 중요한 국제 이슈에서 계속해서 비슷한 실수를 반복할 것이다.
문성모 목사
<전 서울장신대 총장•한국찬송가개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