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는 세 가지가 없는데 ‘뱀, 도둑, 공해’입니다. 울릉도에는 다섯 가지가 많은데 ‘물, 바람, 돌, 향나무, 미인’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며 지난주 총회 임원분들과 함께 울릉도에 다녀왔습니다. 주일 저녁 포항동부교회에 잠시 머물다 새벽 12:30경 배를 타고 출발했습니다. 운항 시간은 약 6시간입니다. 도착해 보니 오전 7시가 지나고 있었습니다. 항구에는 현지에 사시는 장로님들과 목사님들이 반갑게 맞이해 주셨습니다.
울릉도를 방문한 이유가 있습니다. 총회장 김영걸 목사님과 임원단이 교단 소속 아홉 교회를 격려하기 위해서입니다. 1909년 울릉도에 복음이 처음 들어갔습니다. 강원도 감리교회에 다니던 김병두 씨는 전도하고 성경을 파는 사람 ‘매서인’입니다. 그가 울릉도에 복음을 전했습니다. 나리 분지에 정착해 가정 예배를 드렸습니다. 나리 분지에 살던 함영수, 송광수 등 몇 분과 함께 세운 교회가 ‘천부제일교회’(1909년)입니다. 1910년 2월 호주 선교부 소속 선교사 ‘매견시’(매켄지) 목사님이 울릉도에 들어와 성례식을 처음 베풀었습니다. 그는 울릉도에 여러 교회에 순행목사로 시무했고, 이후 한국인 목사님들이 28년 동안 순행 사역을 했습니다. 이런 분들의 헌신과 수고로 과거 기독교 인구가 40%까지 올라갔었습니다. 이렇게 부흥한 이유가 있습니다. 누군가의 헌신이 밑거름되듯 이곳엔 순교자가 있었습니다. 1944년 8월 대구 서남교회 주낙서 목사님은 울릉도에 첫 목회자로 파송 받습니다. 12월 10일 주낙서 목사님은 오우석 조사와 백만술 영수, 세 분은 현포교회에서 연합 당회를 끝내고 저동교회로 가던 중 폭설에 파묻혀 순교합니다. 울릉도에 들어온 지 4개월 만입니다. 시신을 찾았을 때 무릎 꿇고 기도하는 자세로 발견돼 모두의 가슴을 울렸습니다.
이런 헌신과 순교가 있었지만 안타까운 건 인구감소와 함께 찾아온 줄어든 교세입니다. 이상 기후 현상으로 조업 불황이 생겼고 울릉도 인구가 2만 명에서 약 8천 명까지 감소했습니다. 그 영향으로 기독교 인구도 25%까지 감소했습니다. 장년 70명이 모였던 교회가 10명밖에 모이지 않는 교회도 생겼습니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울릉제일교회는 장년 150명, 아동 50명이 모이고 있습니다. 2009년 동광교회는 울릉도 선교 100주년을 맞이해 기념관을 건축했지만, 준공 예배를 드리지 못했습니다. 이를 안타깝게 여겨 총회 임원단 전체가 방문해 격려했는데 임원단 전체 방문은 이번이 처음 있는 일입니다. 울릉도에서 사역하시는 목사님들과 성도님들은 마지막 때에 하나님께서 복음 전도를 위해 부르시고 세우신 분들입니다. 어려운 환경에도 신앙을 지켜나가는 울릉도 교회를 축복하며 응원합니다.
김한호 목사
<춘천동부교회 위임목사•서울장신대 디아코니아 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