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발언대] 기우(杞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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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걱정을 참 많이 하고 삽니다. 돈 걱정, 자식 걱정, 가족 걱정, 건강 걱정, 부모님 걱정, 교회 걱정, 나라 걱정, 지구촌 걱정 등 걱정거리는 아무리 걱정해도 없어지지 않습니다. 걱정은 걱정을 낳는다고도 합니다. 아직 오지 않은, 또는 결코 오지 않을 것에 대해 우리는 매일을 걱정 속에 보냅니다. 문제는 걱정에 대처하고 극복하는 방법입니다.

중국에 기(杞)나라 사람이 살고 있었는데 그 사람은 걱정이 참 많은 사람이었습니다. ‘하늘이 갑자기 무너지면 어떡하지?’ ‘땅이 갑자기 꺼지면 어떡하지?’ 하면서 밥도 먹지 않고 잠도 자지 못하기 일쑤였습니다. 이렇게 일어나지 않을 일에 대해 쓸데없는 걱정을 하는 것을 기우(杞憂)라고 합니다.

쓸데없는 걱정을 줄여야 합니다. 걱정을 아예 안 할 수는 없겠지만 쓸데없는 걱정은 잘 돌아갈 일도 망치기 십상입니다. 한 야구선수가 그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타격을 했는데 공이 하필이면 투수에게 바로 가서 잡히면 어떡하지?’ ‘괜히 나 때문에 기존에 나가 있던 주자까지 잡히면 어떡하지?’ 이와 같은 생각들을 하고 타석에 들어서면 정말 걱정했던 대로 투수에게 잡히고 앞선 주자도 잡힙니다. 걱정을 안고 배트를 휘두르면 자기도 모르게 꼭 그 걱정대로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타석에 들어설 때 자신은 최대한 생각을 하지 않고 본능에 몸을 맡기고 배트를 휘두른다고 합니다. 쓸데없는 걱정이 정말 쓸데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더 안 좋은 방향으로 상황을 만들 수도 있다는 뜻을 가진 에피소드입니다.

쓸데없는 걱정을 줄이기 위해 아주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 인간의 능력이 닿는 한 최선을 다해 살면서 하나님께 결과를 맡기는 것입니다. 인간적인 계산과 논리는 한계가 있고 운에 맡기는 것은 더더욱 그 결과가 뻔히 보이는 일입니다. 그러나 믿음으로 하나님께 맡기고 산다면 우리는 실패하지 않고 꼭 필요한 걱정만 하며 살 수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기나라 사람에 대한 이야기에는 후반부가 있습니다. 기나라 사람의 친구가 등장해서 밥도 못 먹고 잠도 못 자는 기나라 사람에게 말을 겁니다. “여보게, 왜 그렇게 밥도 못 먹고 잠도 못 자는 건가?” 기나라 사람이 대답합니다. “나는 어느 날 갑자기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면 모두 죽게 될까봐 걱정일세. 그 걱정을 하다 보면 밥도 안 넘어가고 잠도 오지 않는다네.” 친구는 여유 있게 웃으며 말합니다. “하늘은 무너지지 않는다네. 이 세상은 하늘까지 공기로 가득 차 있어서 하늘이 무너질 염려가 없지. 땅도 흙으로 단단히, 겹겹이 덮여 있어서 자네가 이리 뛰고 저리 뛰어도 꺼지지 않아.” 그제서야 걱정 많은 기나라 사람은 밝은 얼굴이 되어 정상적인 생활을 하게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이 이야기에 나오는 기나라 사람이 되기보다는 그 친구와 같은 존재가 되길 바랍니다. 세상이 망할까봐 걱정하는 사람에게 세상은 하나님의 사랑으로 가득 차 있고 하나님의 말씀으로 겹겹이 쌓여 있어서 너무 걱정할 필요 없다고 전하는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너의 행사를 여호와께 맡기라 그리하면 네가 경영하는 것이 이루어지리라” (잠 16:3)

나세채 장로

<충남동노회 장로회장, 당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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