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리더] 성경이 말하는 받아도 되는 빚에 대한 이자·받으면 안 되는 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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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사랑하는 사랑의 빚 이외에는 아무 빚도 지지 말라는 성경 말씀은 이웃을 내 몸 같이 사랑하는 사람은 율법을 다 이룬 자라는 뜻이 함의되어 있다. 간음 하지 말라 살인 하지 말라 도적질 하지 말라 탐내지 말라 한 것과 그 외에 다른 계명이 있을지라도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하신 말씀 가운데 다 들어 있다는 뜻이다. 현대 자본주의사회는 개인이나 금융권으로부터 돈을 빌리고 이자와 원금을 갚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성경에서는 누군가에게 돈이나 재화를 꾸어 주고 이자와 원금을 받는 것에 대해 어떤 말씀을 하고 있을까? 특히 가난한 사람에게 꾸어 주고 이자와 원금을 받는 것에 대해 뭐라고 말씀하고 있을까? 

“너는 그에게 이자를 받지 말고 네 하나님을 경외하여 네 형제로 너와 함께 생활하게 할 것인즉 너는 그에게 이자를 위하여 돈을 꾸어 주지 말고 이익을 위하여 네 양식을 꾸어 주지 말라”(레 25장 36절~37절), “타국인에게 네가 꾸어주면 이자를 받아도 되거니와 네 형제에게 꾸어주거든 이자를 받지 말라 그리하면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가 들어가서 차지할 땅에서 네 손으로 하는 범사에 복을 내리시리라” (신 23장 20절)

신명기 23장 20절에 나오는 이자를 받아도 되는 이방인은 히브리어 게르(ger), 토샤브(tosab), 노크리(nokri) 중에서 노크리(nokri)에 해당한다. 레위기 25장 36절-37절은 네 동족이 빈한하게 되어 빈손으로 네 곁에 있거든 너는 그를 도와 객(ger)이나 우거하는 자(tosab)처럼 너와 함께 생활한다면 그들은 네 하나님을 경외해 네 형제로 너와 함께 생활할 것인즉 너는 그들에게 이자를 받기 위해 돈을 꾸어 주지 말고 이익을 위해 네 양식을 꾸어 주지 말라는 말씀이다. 여기서 말하는 이자를 받아서는 안 되는 이방인은 객(ger)과 우거하는 자(tosab)를 말한다. 게르(ger)와 토샤브(tosab)는 이자를 받아서는 안 되고, 노크리(nokri)는 이자를 받아도 된다. 구약학자 시릴 로드(Cyril S. Rodd)는 이스라엘과 함께 사는 게르(ger)와 토샤브(tosab)와는 달리 이스라엘 거주자가 아닌 상업을 목적으로 온 이방인 노크리(nokri)에게는 이자를 받아도 된다고 해석했다.

롤랑 드보는 <구약시대의 생활 풍속>에서 이자를 뜻하는 히브리어로 네쉐크(neshek)와 타르비트(tarbit) 중 네쉐크(neshek)는 ‘물어뜯다’, 타르비트(tarbit)는 ‘증가하다’로 해석했다. 그는 채무자가 빚 문서에 60세겔을 빚졌다고 쓰고 실제 빌리는 돈은 40세겔일 때, 20세겔은 채권자에게 이미 ‘물어뜯긴(neshek)’ 것이다. 만기일에 60세겔을 되갚을 때 증가(tarbit)된 20세겔을 갚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누가복음 16장 1절-8절에서 예수님이 빚진 사람의 빚 문서에서 빚을 줄여 주는 불의한 청지기를 오히려 지혜롭다고 칭찬하신 것은 이런 상황과 연결되는 것으로 보인다. 가난한 사람을 물어뜯는 이자를 받는 것은 잘못된 것이지만, 자연적으로 증가하는 이자는 받아도 된다는 뜻이다. 상업을 목적으로 온 타국인이 돈이나 재화를 빌리는 경우는 생활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의 자본을 빌려서 더 많은 이윤을 남길 목적이기 때문에 이런 경우에는 이자를 받아도 된다고 성경은 말씀한다. 만약 누군가가 생활이 어려워서 빌리는 것이 아닌 이윤을 남길 목적으로 남의 자본을 빌려서 사업을 해 더 많은 이윤을 남겼다면 이에 대한 이자를 받는 것은 정당하다는 의미이다. 누가복음 19장 23절에서 예수님은 “주인이 이르되 악한 종아, 내가 네 말로 너를 심판하노니 너는 내가 두지 않은 것을 취하고 심지 않은 것을 거두는 엄한 사람인 줄로 알았느냐. 그러면 어찌하여 내 돈을 은행에 맡기지 아니하였느냐. 그리하였으면 내가 와서 그 이자와 함께 그 돈을 찾았으리라”고 말씀하신 것을 보면 사업을 위한 대부에 따른 이자는 정당한 것임을 추측해 볼 수 있다.

고영표 장로 (의정부영락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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