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능하신 하나님이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따 먹을 줄 모르셨을까?
하나님은 전 우주를 섭리하시는데 두 가지 큰 전제가 있다고 생각된다. 모든 원리의 기초가 되며 결코 변할 수 없는 원리이다. 첫째는 “전지전능하시고 질서의 하나님이시므로 전 우주를 창조하시고 하나님의 정하신 질서와 법칙대로 운행하신다”라는 것이다. 둘째는 “하나님은 사랑의 하나님이시기에 인간을 하나님의 형상대로 만드셨고 창조한 인간에게 자유의지를 주셨다”는 것이며 이 두 가지를 하나님의 섭리대로 이루어 나가신다. 즉, 하나님의 법이 인간의 자유의지를 제약하지 않고 인간의 자유의지가 하나님의 법에 어긋나지 않도록 하셨다. 인간의 자유의지를 제약하면 사람은 로봇이 되고 인간이 하나님의 법을 벗어나면 죄인이 된다.
하나님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인격적인 존재로 만드셨다. 진정으로 사랑하셨기에 모든 결정권을 사람에게 주었고 자유의지로 살아가게 하셨다. 자유의지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믿어주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자유의지를 주신 것은 스스로 하나님의 사랑을 알고 하나님을 예배하는 존재로 영광을 받기 위한 것이었다.
인간의 타락을 미리 아신 하나님이시지만 타락을 막기 위해 선악과를 만들지 않는 일은 없었다. 중요한 것은 선악과를 먹었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선악과에 담긴 하나님의 명령을 어겼다는 사실이다. 선악과를 왜 만드셨느냐는 것은 나라에 근본 질서가 되는 헌법과 법률을 왜 만들었느냐고 묻는 것과 같다고 생각된다.
문제의 핵심은 선악과를 왜 만들었느냐가 아니고 선악과를 먹지 못하게 하는 법칙을 하나님이 왜 만드셨느냐는 것이다. 이것은 하나님이 정하신 하나님의 법이며 언약이다. 법을 지키지 않으면 하나님에 대한 불순종이 되고 하나님과 멀어지며 나아가 하나님에 대한 반역이 된다. 하나님의 법을 손상하는 타락의 원인이 자유의지이므로, 타락을 방지하기 위해 자유의지를 박탈한다면 창조하신 목적과 다르며 인간은 로봇이 되고 세상은 무질서가 될 수 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섭리를 이루어 나가시면서 인간의 불순종으로 생겨나는 잘못된 결과(죄)를 치유하는 방법으로 태초에 이미 구속사적인 인류를 구원하시는 계획을 설계하신 것이다(딤후 1:9). 하나님은 사랑의 하나님이시면서 질서의 하나님이시다. 사랑은 질서 속에서 빛이 난다. 아무리 열정적인 사랑이라도 질서를 무시한 사랑은 가정이 파괴되고 이 남자 저 남자, 이 여자 저 여자와 침대를 같이하면 결국은 동물이 된다. 질서 위에 사랑 세우기를 원하신 하나님은 선악과의 법을 세우시고 인간이 자유의지에 따라 스스로 그것 지키기를 원하셨다. 하나님은 우리가 죄를 지을 때 눈물을 흘리고 계신다. “땅 위에 사람 지으셨음을 후회하시며 마음 아파하셨다” (표준새번역 창6:6)
선악과는 창조주 하나님과 피조물인 인간의 경계이다. 선악과는 하나님이 하나님 되심을 인정하고 인간은 피조물임을 인식하고 선악과를 바라보며 기억나게 하는 경계선이다. 선과 악을 판단하시는 심판자는 오직 하나님이시다.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어진 인간이지만 피조물인 인간이 창조주인 하나님의 권위에 대항할 수 없다. 이는 선악의 심판자가 될 수 없음을 알게 하는 최소한의 선이다.
오상철 장로
<시온성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