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지 뿌려야 거둔다는 것은 진리인 줄 알건만 그것을 실천하기는 그리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농부는 봄이면 씨를 뿌리고 가을의 수확을 위해 한여름 동안 비지땀을 흘리며 혼신의 힘을 다해 농사를 짓는다.
산업사회가 되면서 직업이 다양해져서 여러 가지 일들을 하면서 사람들은 살아간다. 자연히 농부의 씨 뿌림과 수확의 상관관계를 여러 면에 비유해서 인생의 교훈으로 가르쳐 왔다.
11월이면 교회들은 추수감사예배를 드린다. 우리나라의 계절로는 좀 늦다 하지만 선교사들이 자신들의 절기를 그대로 우리나라에서도 시행해 오늘에 이른 것 같다. 우리야 추석이 추수감사절이라 할 수 있지만 전통이라는 방법 속에 하나님의 가르치심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보니 우리가 추석을 추수감사절이라고 생각하기에는 의식상 좀 문제가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자, 시기야 언제면 어떠하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추수할 수 있도록 허락하심에 대한 진심 어린 감사를 드리는 것이 중요하다.
1년을 살면서 매사에 때를 놓치지 않고 정성껏 씨앗을 잘 심었는가? 쉬지 않고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 그 일의 순조로운 진행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노력했는가? 그리고 때마다 잊지 않고 하나님께 기도하면서 내게 주어진 이 일이 내 힘으로 된 것도 아니고 이 일을 하면서 쓸 수 있는 힘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그것은 내 힘이 아니라 온전히 주님께서 맡기신 일이니, 겸손하게 관리자의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다는 청지기의 자세를 잘 유지했는가를 여쭙고 따라 하는 일에 충성했는가? 행하기는 내가 하지만 주님 뜻 안에서만 모든 일이 이루어짐을 온전히 믿고 의지했는가?
매사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최선을 다하되 결과는 하나님께 맡기고 의지하는 자세를 유지했는가? 결과가 기대에 못 미쳤을 때 철저히 자신의 행한 것을 돌아보고 반성할 수 있었는가? 성과가 좋았을 때 내 힘이라고 교만하지 않고 하나님께 온전히 그 공을 돌려 드리며 감사할 수 있었는가? 교회의 한 절기를 그저 지나는 일이 아니라 진정한 추수 감사의 뜻을 살려 자신을 돌아보는 성찰의 기회가 되는 온전한 추수감사절이 되도록 기도하는 하루여야겠다.
오경자 권사
신일교회, 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