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과 지혜] 광주제일교회 120년, 그리고 남궁혁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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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년 12월 25일 광주선교부 동산 배유지 선교사의 자택에서 성탄 예배를 드림으로 광주제일교회가 탄생하였다. 배유지 목사는 1906년 광주 최초로 ㄱ자 예배당을 건축하였는데, 이를 ‘북문안교회’라고 하였다. 1916년 8월 18일 교회는 제2대 담임목사로, 제주 선교 중 성대에 이상이 생겨 장기 요양차 육지로 나온 이기풍 목사를 모셨다. 이기풍 목사의 지도로 교회는 400명 이상 부흥했으나, 삼일운동의 구심점이던 교회터를 일제가 환수하고 교회당을 봉쇄하였다. 이에 교회는 광주 남문 밖 금정(錦町) 101번지로 옮기고 1919년 가을에 입당한 후 예배당 이름을 ‘금정교회’로 바꿨다. 그리고 교회 이전으로 거리상 멀리 사는 교인들을 위해 1920년 ‘북문밖교회’를 분립하였다. 

이기풍 목사의 뒤를 이어 1921년 6월 29일 남궁혁 목사가 금정교회(현 광주제일교회) 제3대 위임목사로 부임하였다. 그는 유니온 신학교 한국인 최초의 신학박사 학위를 받은 사람이고, 한국인 최초의 평양신학교 교수였다. 그리고 1932년 평양노회장에 피선되고, 그해에 또한 조선예수교장로회 제21회 총회장에 피선되었다. 그는 한국교회를 이끌 촉망 받는 인물이었으나, 불행하게도 6·25 전쟁이 발발한 직후인 1950년 8월 23일 인민군에게 체포되어 강제 납북되고 말았다. 

광주제일교회는 지난 12월 1일 창립 120주년 기념 예배를 드렸다. 예배 후 이어진 세미나에서 장신대 최영근 교수가 발표한 남궁혁 관련 논문 중에 남궁혁 목사가 남긴 명언이 눈길을 끌었다. 갈등과 싸움이 그치지 않는 한국교회를 위한 경종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에게는 사랑이 너무도 없다. 단합하여야만 될 그리스도의 몸[體]인 교회 내에서 어찌하여 분열이 그렇게도 일어나며 사랑하여야만 될 형제들이 어찌하여 그다지도 다투고 싸우나뇨? […] 이기면 그렇게 시원할 것이 무엇이며, 지면 그다지 수치(羞恥)될 것이 무엇이냐. 지는 것은 누구에게 지는 것이며 이기는 것은 누구를 이기는 것이냐. 종국(終局)에 있어서는 그리스도의 보혈로 같이 구속의 은혜를 입은 형제를 쳐서 이기는 것은 악마에게 참패(慘敗)를 당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며, 그리스도 안에서 대의명분(大義名分)을 생각하여 부끄러운 줄 알면서도 사람 앞에 지는 것이 도리어 하나님[하느님] 앞에서 영광의 승리가 아니고 무엇이냐. 그만하면 이제는 그칠 때도 되었다.”

문성모 목사

<전 서울장신대 총장•한국찬송가개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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