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민속춤 폴로네즈 리듬을 닮은 13세기 슬라브 전통 캐럴
찬송 시 ‘거룩하신 우리 주님’(‘Infant holy, Infant lowly’)은 폴란드 캐럴(“W Zlobie Lezy”: “구유에 누워 있다”)로 폴란드어 원시는 스카르가(Piotr Skarga, 1536-1612)가 지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 시는 1908년에 출판된 찬송가(Spiewniczek Piesni Koscieline)에 실린 것으로 1920년 영국 미들섹스 이슬링턴 태생 여류 음악가이자 극작가인 리드(Edith M. Gellibrand Reed, 1885-1933)가 영역했으며, 1921년 자신이 편집한 정기 간행물(‘Music and Youth’, Vol. I, No. 12)에 처음 실었다.
리드는 영국 런던의 길드홀 음악학교를 나와 평생 어린이 음악 교육에 바쳤으며, 왕립 오르니스트 대학의 부교수를 지냈다.
곡명 W Z˙LOBIE LEZ˙Y(“구유에 누웠다”)는 13세기 폴란드의 전통 크리스마스 캐럴 멜로디이다. 이 찬송이야말로 폴란드 교회 음악의 가장 대표적이고 전통적인 캐럴(‘koldy’)이다. 원래 ‘콜레디’란 용어는 라틴어에서 파생된 말로, 슬라브 전통에 따라 새해 첫날, 크리스마스 등 성탄 절기에 캐럴 연주자(kolednicy)들이 막대에 별을 매달아 들고 천사, 목자, 왕 등의 민속 의상을 입고 집집을 방문하며 노래를 부른다.
이 캐럴은 1908년에 출판된 폴란드 찬송가(‘Spiewniczek Piesni Koscieline’)에 전통곡과 함께 포함되어 출판되었다. 멜로디는 장엄한 3/4박자로, 대부분 마지막 “구주 예수 나셨네”를 반복한 두 마디 형식(AABA)이다. 우리 찬송가엔 ‘개편 찬송가’(1967)에 처음 소개될 때부터 두 마디 부족한 불규칙 구조이다.
캐럴의 리듬은 쇼팽(Frédéric Chopin)이 대중화한 폴란드 민속 무용 중 하나인 폴로네즈의 리듬과 비슷하다. 갈수록 짧고 촘촘한 선율 “천사들이”는 “찬양하네”, “노엘 노엘”, “기쁜 소식”으로 점차 상승해 클라이맥스에 이르러 아기 그리스도 탄생 소식을 전한다(눅 2:1-20).
이 곡은 1926년에 가사를 영역한 리드가 편곡했으며, 러스브리지(Ewart Rusbridge(1917-1969)가 4성부 화성으로 편곡했다.
킹스칼리지콰이어, 성 토마스 성가대, 캐슬린 배틀 등 유명 연주자들의 명연으로 넘친다.
김명엽 장로
<현 연세대 객원교수·
교회음악아카데미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