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이 말하는 ‘세상’이란 무슨 개념일까? ‘세상’은 인간 본성의 타락한 결과로 생겨난 문화 풍조, 사회 제도, 타락한 인류의 생활 습성 등을 가리킨다. 예수님이 ‘세상에 임하실 때’ ‘땅’을 의미한다. 예수님께서는 복음이 ‘전 세계’에 전파될 것을 미리 아셨다. 믿는 사람은 세상에서 하나님의 거룩함과 진실함을 행하려는 자들이다. ‘세상’은 사람이 거주하는 지상, 지상의 국가들, 곧 인간 공동체를 가리킨다.
교회가 세상과 분리되어 내세(來世)에만 치중하는 자세는 결코 올바르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하나님의 뜻은 땅에서도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교회는 세상 일에 관여하도록 부름을 받은 공동체이다. 교회는 창조 세계의 청지기가 되어 하나님의 창조 세계를 보호하며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삶을 구현하기 위해 힘써야 한다. 이를 위해 도덕적 가치를 발휘해야 한다.
‘세상’은 타락한 인류가 하나님의 진리에 대응해 사용하는 개념이다. ‘세상’은 하나님을 경배하고 믿고 그 분의 진리를 받는 일과 계명을 지키는 일을 방해한다. ‘세상’은 타락한 인간들의 인식 범위, 욕망, 삶의 해석, 사는 방식, 기호(嗜好), 행동, 그들이 실제로 원하는 것, 그것을 얻기 위해 그들이 하고자 하는 일 등을 포함한다. 세상은 하나님이 아닌 자아(自我)를 중심으로 사는 태도이다. 자기 의(義), 이기주의, 자기 만족, 자기 허세, 자기 사랑 등을 특징으로 하는 삶이다. 자아 중심의 삶은 세상 근심을 동반할 수 밖에 없다. 진리보다 자기 욕망을 우선시 하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도 세상과 불화(不和)하셨다. 예수님은 세상의 심판자가 되신다. 세상에 속한 사람들은 하나님께로부터 난 자가 아니다. 눈에 보이는 세상에 속한 모든 것은 일시적이고 덧없이 지나간다. 세상은 하나님의 심판아래 놓여 있다.
교회는 세상적인 가치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리스도인은 개인적으로 고통스러울지라도 세상에서 외국인과 나그네가 되는 삶을 살아야 한다. 그리스도인은 또 다른 하늘의 도성(都城)을 소망하고 살아 간다. 세상의 정욕과 풍조를 즐겨서는 안된다.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의 성품’을 닮아가기 위해 힘쓰는 사람이다. 그리스도인은 깨닫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빛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 요한 사도는 신자들에게 우상 숭배에 빠지지 말라고 경고한다. 우상 숭배는 음행, 탐심도 포함된다. 돈, 권력, 전문 지식, 점성술, 무속(巫俗) 등이 현대에 인기있는 우상들이다. “세상과 벗된 것이 하나님과 원수 됨을 알지 못하느냐? 그런즉 누구든지 세상과 벗이 되고자 하는 자는 스스로 하나님과 원수가 되는 것”이라고 경고하신다.
하나님께 속한 믿는 백성은 신앙을 적대시하는 가치가 교회에 스며 들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영적 분별력을 가져야 한다. 그리스도인의 지혜는 이런 통찰력에서 비롯된다. 통찰력은 삶을 꿰뚫어 보는 능력이다. 삶의 의미가 실제로 무엇인가를 간파하는 힘이다. 분별하는 능력의 핵심은 진리되는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고 거기서 함양(涵養)된 영적(靈的), 도덕적인 자질의 풍성함이다. 우리는 선악의 구별이 쉽지 않은 혼란한 시대를 살고 있다. 성도는 세상 풍조가 교회 안으로 침투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 세상 풍속은 믿음을 약화(弱化)시킨다. 세상 풍속은 인간을 세계의 중심 위에 두고 하나님을 변두리에 방치하는 세계관이다. 하나님의 말씀으로 전신갑주(全身甲胄, 갑옷과 투구)를 옷 입고 죄악과 거짓이 난무하는 세상을 이기는 사람이어야 한다.
성령을 통해 예수님께서 우리 안에 들어와 거하시도록 해야 한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구원을 주신 반면 순종을 요구하신다. 예수님을 따르려면 무엇을 버려야 하는가? 죄를 버려야 한다. 세속적인 가치, 탐욕을 버려야 한다. 회개해야 한다. 자기 의지를 버려야 한다. 삶에 대한 권리도 주님께 넘겨 드려야 한다. 자기를 부인해야 한다. 자기 십자가를 져야 한다. 자신을 십자가에 못 박아야 한다. 이것이 세상을 이기는 사람이다.
김용관 장로
<광주신안교회·한국장로문인협회 자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