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물이야기] 어머니의 믿음, 내 삶의 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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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평생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주일 성수해야 해”

누군가가 내게 물었다. “훌륭한 사람들 뒤에는 대부분 훌륭한 어머니가 있고, 그 어머니가 했던 유명한 말들이 있죠. 목사님의 어머니께서는 어떤 말씀을 하셨나요?”

그 사람은 아마도 성경 구절이나 멋진 잠언을 기대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평소에 어머니가 하셨던 말씀은 안타까움이 섞인 경고였다. “너, 목사 안 되면 벌 받는다.”

어머니의 그 말씀은 정말 옳았다. 물론 매를 많이 맞은 후에 주의 종이 되기는 했지만, 어머니가 아니었다면 지금의 축복은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하나님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아들로 평생 살았을지도 모른다.

어머니는 “공부 잘해서 좋은 대학 가라”라는 말 대신, “일평생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주일 성수를 해야 한다”, “하나님을 떠나서 살면 안 된다”라고 가르치셨다. 그만큼 어머니는 세상에서의 출세에는 관심이 없으셨고 오로지 자녀들이 하나님 뜻대로 살기만을 바라셨다.

지금 생각해 보면 경제적으로 부요한 것도 아니고 남편이 다정다감했던 것도 아니었는데, 어머니는 그런 어려운 삶 속에서 신앙 하나로 자녀들을 키웠다. 사랑으로 주위 사람들을 섬겼고, 일평생 참된 크리스천이 되기 위해 노력하셨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십 리 길을 전도하러 다니셨고, 교회를 개척한 후에는 교회를 위해서라면 그 어떤 것도 아끼지 않으셨다. 

지금도 많은 농어촌 미자립 교회들이 그렇지만, 그때 어머니가 개척했던 교회도 교인들이 많지 않았다. 사람을 키워도 청년들은 다 도시로 가버렸기 때문에 어머니가 감당해야 했던 사역은 너무 외롭고 힘든 것이었다. 하지만 어머니는 교회를 사랑했고 교회를 위해 깊이 헌신하셨다.

어머니께서 농촌 교회를 개척하신 후 수십 년이 지났을 때, 울산에서 큰 교회를 맡고 계시는 목사님 내외가 어머니를 찾아온 일이 있었다. 사모님은 청년 때 그 농촌 마을에서 어머니가 전하는 복음을 들어 크리스천이 되었다고 했다. 지금은 수천 명이 모이는 교회를 섬기고 있는데 어머니를 통해 복음을 접하게 된 것이 너무 감사해서 은혜를 갚으려고 어머니를 찾아왔다는 것이다. 어머니의 기도 덕분에 우리 칠 남매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바르게 자랄 수 있었다. 세상 눈으로 보면 공부도 제대로 못 시키고 뒷바라지도 넉넉하게 해주지 못한 무능력한 어머니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철저한 기도 생활을 바탕으로 가정을 꾸려 나가셨던 어머니의 굳은 믿음이 있었기에 지금의 나와 우리 형제들이 하나님 안에서 행복한 삶을 누리고 있다. 어머니는 가장 값지고 귀한 보물을 물려주셨다. 어머니의 믿음은 내 평생의 가장 큰 재산이다.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은, 어머니의 마지막 말씀을 듣지 못한 것이다. 어머니가 쓰러지셨을 때 나는 뉴질랜드에 있었고, 소식을 듣자마자 급하게 귀국했지만 임종을 지키지 못했다. 어머니는 당신이 일평생 자녀들을 위해 기도하셨던 그 새벽 기도 시간에 가장 평안한 모습으로 하나님 품에 안기셨다. 나에게 우리 어머니는 내 평생 닮아 가야 할 믿음의 본이시며 고귀한 분이시다.

이은태 목사

 뉴질랜드 선교센터 이사장

 Auckland International Church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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